기선잡기 ‘칠색설전’(합동연설 중계)

기선잡기 ‘칠색설전’(합동연설 중계)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7-07-07 00:00
수정 1997-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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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내가 대통령감” 목소리 높여/일부선 지역감정·인신공격 발언도

5일 수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신한국당의 첫 후보합동연설회는 후보등극을 위한 최후의 결전장으로 손색이 없었다.1천500여명의 대의원 앞에서 7인의 주자들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할 이유를 소리높이 외치며 말의 혈투를 벌였다.지역감정을 건드리기도 했고 상대후보를 노골적으로 깎아 내리기도 했다.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들의 ‘7색설전’에 대의원들은 박수와 환호,폭소로 들썩였다.

○…추첨에 따라 가장 먼저 등단한 이인제 후보는 세대교체론으로 ‘대심’을 파고 들었다.“3김시대의 낡고 병든 정치를 청산하고 제2의 경제기적을 이뤄내겠다”고 호소했다.이한동 후보는 ‘경륜’을 앞세우면서 지역감정과 계파의식을 자극했다.“지금 당내엔 낯선 분들이 판을 치고 있다”며 영입파를 견제하는가 하면 “가락동연수원은 없어진지 오래고 관훈동당사 역시 누구에게 가 있는지 아느냐”고 민정계의 ‘소외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최병렬 후보는 일꾼론을 내세웠다.최후보는 “일에 관한한 내가 프로”라며 “지금같은 국가위기상황에서는 일을 해본 프로일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덕룡 후보는 “모든 사람들이 비판하더라도 문민정부의 개혁을 짊어지고 나갈 것”이라며 민주계 적자론을 폈다.이회창 후보는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믿을수 있고,지역과 세대를 아우를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후보는 특히 “될 사람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정치보복을 않겠다”는 말로 대세론을 이어갔다.박찬종 후보는 ‘경제대통령’과 ‘본선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나는 한글세대 1기로,당내엔 4기생과 9기생도 있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건너뛰는 법은 없다”고 이인제 후보의 세대교체론을 견제했다.이수성후 보는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강조한 뒤 괴문서 파동과 관련,“나를 모략한 사람까지도 포용하는 통합의 정치를 펴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세에서는 ‘거리정치’로 갈고 닦은 능란한 화술을 자랑한 박찬종 후보와 ‘선동가형’연설을 선보인 이한동 고문이 가장 많은 대의원들의 박수를받았다.이회창 후보는 짧은 문장으로 대의원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연설에 힘을 실었고,이인제 후보도 특유의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감을 내보였다.반면 이수성 후보는 “집에서 두번이나 연습했지만 목소리가 올라가지 않는다”며 차분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대회장 안팎에서 벌인 후보부인들의 득표전도 치열했다.특히 이한동 후보의 부인 조남숙씨와 이인제 후보 부인 김은숙씨,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씨 등은 행사를 전후로 대의원석을 돌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수원=진경호 기자>
1997-07-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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