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구속(외언내언)

음주운전 구속(외언내언)

황병선 기자 기자
입력 1997-06-24 00:00
수정 1997-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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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의 「음주운전과의 전쟁」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법원이 음주운전 측정거부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달아 기각한 때문이다.

금년들어 20차례의 일제단속에서 적발된 음주운전자는 3만3천여명.하루 단속에 지난해의 무려 3.4배인 1천00백명이 적발됐다.단속이 없는 날,단속을 피해간 음주운전자를 감안하면 매일 수천대의 술취한 흉기가 거리를 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순식간에 자신뿐 아니라 죄없는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불구자로 만들기 때문에 음주운전은 범죄중에서도 악성 범죄다.아무런 죄의식 없이 일상적으로 저질러진다는 점에서 더욱 무서운 범죄다.

지난 한해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전해보다 45% 늘어난 2만5천여건.3만9천900여명의 사상자(사망 979명)를 냈으니 매일 100여명의 우리 이웃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쳤다는 얘기다.

그래서 검찰이 칼을 뽑았다.악질적 사고에는 국제적 추세인 살인죄를 적용했고 상습 음주운전자의 자동차를 압수하기도 했다.영장실질심사제 시행후 인신구속이 신중해졌지만 혈중 알코올농도0.36%이상 만취자,음주단속에 대한 원천적 도전인 측정거부자는 모두 구속키로 했다.도로교통법은 음주측정거부에 2년이하 징역이나 3백만원이하 벌금에 처할수 있게 하고 있다.법조항까지 알려줘도 「취한 김에」 배짱으로 측정을 거부,지난 1일 이후 50여명이 구속됐다.

그러나 법관들의 원론 중시가 제동이 됐다.직장과 주거가 분명해 도주 우려가 없어 영장을 기각한다며 구속이 처벌 도구가 아니라는 교과서 내용을 들고 나온 것이다.백번 옳은 말이다.인신구속이 능사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따끔한 자극을 주어 다시는 음주운전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주고 고질병 음주운전에 대한 범죄의식을 확산시켜 미래의 무고한 피해자를 줄일수 있는 구속기소라면 무리한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본다.불구속 재판에서도 법관의 판단에 의해 2년이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그래도 음주운전을 철저히 뿌리뽑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생각한다면 엄한 쪽이 낫지 않을까.<황병선 논설위원>
1997-06-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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