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리콜제」(외언내언)

「졸업생 리콜제」(외언내언)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1997-06-16 00:00
수정 1997-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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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상품 리콜제가 대학으로 번져 이른바 「졸업생 리콜제」가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한다.대전의 배재대학이 국내 처음으로 지난해 신소재공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실시한데 이어 한남대·목원대가 최근 졸업생 리콜교육을 했거나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반가운 소식이다.

판매한 제품에 결함이 발견될 경우 사고예방 및 안전을 위해 결함제품을 무료로 점검,수리해주는 리콜제도는 선진국에선 일반화된 애프터서비스 제도.우리나라에도 지난 95년 한 자동차업체가 공개실시한 이후 공산품은 물론 식품·의약품·화장품까지 그 대상이 확대될만큼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 대학은 그동안 일부 기업인들로부터 「불량품 생산업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대학교육이 산업현장과 동떨어져 대학졸업생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한후 바로 부려먹을수 없고 기업차원의 재교육을 따로 실시해야 한다는 불만이었다.기업인들의 이런 불만은 반론의 여지도 안고 있지만 우리 대학이 「불량품 생산업체」에 비유될만큼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전지역 대학가에서 번지고 있는 「졸업생 리콜제」는 단순한 불량품 리콜이라기 보다 21세기를 앞둔 급격한 시대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란 점에서 더욱 긍정적으로 보인다.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요구되는 사회변동의 시기에는 그 변화의 속도에 비례해 성인교육 또한 증가현상을 보인다.미국의 경우 대공황이전에는 25%에 불과했던 고등학교 진학률이 1940년대에는 70%로 늘어났고 1990년대 들어 다시 대학진학률이 증가했다.25세이상의 대학진학률도 높아져 25세이하와 25세이상의 대학생 비율이 90년대 초 1대1에 이르렀다.

「USA 투데이」는 지난 91년 이런 현상을 분석하면서 『21세기에는 성인들이 캠퍼스 문을 평생에 걸쳐 드나들게 될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교육이란 우리 자녀들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평생동안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일』(미국 백악관의 「교육을 위한 국가목표」)임을 「졸업생 리콜제」는 일깨워준다.<임영숙 논설위원>

1997-06-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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