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의 새로운 뜻(사설)

식목일의 새로운 뜻(사설)

입력 1997-04-05 00:00
업데이트 1997-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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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두번째 식목일을 맞는다.그동안 우리는 지속적인 나무심기 운동을 통해 전국토를 푸르게 만드는 녹화사업에 성공했다.식목일을 제정해야 했던 초기의 황폐했던 국토는 이제 까마득한 옛이야기가 됐다.

성급하게 녹화를 달성하기 위해 성장이 빠른 수종인 아카시아 나무를 심던 시행착오도 극복했고 경제성이 있는 자원림 조성사업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그 결과 쓸만한 나무가 ㏊당 얼마나 심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임목 축적량이 지난 70년 11㎥에 불과했던데서 95년에는 48㎥로 4배 이상 늘어났다.당국은 임목 축적량을 2040년 까지 135㎥로 늘려 현재 20%에 불과한 목재 자급률을 60%까지 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반세기를 넘긴 식목일의 뜻을 이제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듯싶다.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 단순히 국토를 푸르게 하고 목재를 얻는 경제적 차원을 넘어서 생태계 보존과 밀접하게 관련된 종합적인 환경정책으로 이해되어야 할 시점이 된것이다.그런 점에서 환경부가 올해 식목일을 맞아 펼치는 환경나무 심기나 우리 꽃나무 심기 운동은 바람직하다.

이 운동은 더 나아가 우리 자신과 후손을 위한 가장 적극적인 투자인 공해방지와 녹색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적했듯이 우리 환경정책은 초보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600년 동안 잘 보존해 온 광릉숲을 지방도로가 관통하게 해 병들게 하는 한 식목일에 아무리 열심히 나무를 심고 가꾸어도 무의미한 일이다.마찬가지로 산성비 피해가 연간 1조5천억원에서 3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을 방치하는 한 식목일은 우리에게 아무 도움이 안된다.

따라서 식목일의 뜻을 나무심기에서 환경보호로 확대해야 한다.필요하다면 환경단체 등이 주장하듯 식목일의 명칭을 바꾸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1997-04-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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