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연쇄부도… SW업계 신음

유통사 연쇄부도… SW업계 신음

김환용 기자 기자
입력 1997-04-04 00:00
수정 1997-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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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 끊겨 단품판매 포기… 번들시장도 위축

소프트웨어개발회사들이 멍들고 있다.

올초에 터진 중대형 소프트웨어 유통회사들의 연쇄부도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불황의 여파가 소프트웨어업계를 옥죄고 있다.국내시장규모가 작아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엔 설상가상의 악재인 것이다.

유통회사들의 부도 이후 소프트웨어업계에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은 단일제품형태로 일반소비자에게 파는 패키지판매방식을 포기하는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4대 유통사 가운데 한국소프트와 소프트라인이 도산하고 삼테크,소프트뱅크코리아는 주거래품목을 하드웨어로 바꾸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유통은 실질적으로 세진 컴퓨터랜드 한군데에서 전담하고 있는 꼴이다.그나마 세진측은 판매여부와 관계없이 납품량에 따라 대금을 주던 기존 방식에서 판매량에 따라 돈을 주는 방식으로 거래조건을 까다롭게 바꿔 대부분 영세한 개발회사들이 패키지판매를 더욱 기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패키지 유통경로를 상실한 개발회사들은 대부분 기업 주문에 따라 이뤄지는 솔루션 용역사업이나 PC제품에 끼워팔기용으로 납품하는 번들판매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또 패키지 제품으로 기반을 닦아 덩치가 커진 몇몇 회사들은 사업다각화라는 명분으로 유통업이나 하드웨어판매등 다른 사업에 손을 대기도 한다.

전자출판 소프트웨어업체인 휴먼컴퓨터는 올들어 자체개발한 글자소프트웨어인 「글꼴모음」의 패키지 판매를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전량 번들판매하고 있다.이 회사 이종만 상무는 『번들판매하면 같은 제품이라도 패키지 판매가격의 10∼20%에 불과한 헐값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보통 건당 몇만카피의 대규모로 이뤄졌던 번들판매가 경기침체로 수백카피 정도의 소규모 판매도 힘든 것이 업계 상황』이라고 말했다.

솔루션 용역사업도 경기침체로 주문량과 단가가 크게 떨어져 영세업체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PC소프트웨어개발자협의회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랜 구축등 기업의 컴퓨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소규모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용역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불황으로 주문이 격감하고 있다』면서 『특히 같은 용역이라도 단가가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떨어져 영세업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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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기능의 마비로 인한 패키지 시장의 위축이 소프트웨어 기술발전의 기초가 되는 패키지 분야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유통기능이 회복되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벌어져 있는 외국과의 기술력 차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김환용 기자>
1997-04-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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