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개헌론 정당성 없다(사설)

내각제개헌론 정당성 없다(사설)

입력 1997-03-10 00:00
수정 1997-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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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오는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자민련과의 후보단일화를 위해 15대 국회에서 내각제 개헌을 추진키로 하는 당론변경의 내부방침을 굳히고 공론화작업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국가의 기본법인 헌법은 국민과 국가의 필요에 의해 개정될 수 있는 문제지만 어디까지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진지한 자세로 다루어야 한다.두 야당의 의석을 합쳐도 개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특정인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개헌론을 이용하는 것은 지나친 정략적 발상으로서 지양되어야 한다.

국민회의의 김총재는 지난 4·11총선에서 여당의 내각제개헌음모를 저지하는데 필요한 의석을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15대국회에서 대통령중심제를 당론으로 하는 신한국당과 내각제개헌저지를 내세운 국민회의가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적어도 15대국회는 내각제개헌을 할 정당성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김총재가 그동안 내각제는 16대에 가서나 생각할 문제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런데 아무 상황변동이 없는데도 말을 180도로 바꾸어 당론변경을 거론하는 것은 민의를 거역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자세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두 야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개헌시나리오는 단일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경우 내각제개헌을 한다는 것이다.대통령중심제에 의거한 대통령선거를 내각제개헌의 계기로 삼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논리적 모순이다.정상적인 민주적 상식으로 보면 그런 대통령은 뽑아서도 안되고 그 대통령은 내각제개헌을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선거 자체를 형해화하고 국민을 우롱할 뿐이다.진정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려면 합당을 하거나 헌법을 볼모로 삼지 않는 방식이어야 한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민주화시대에 우리 헌정사를 얼룩지게 만든 특정인의 집권을 위한 시대착오적인 개헌논의가 야당에서 일고 있는 현실을 국민 모두가 단순히 역사의 아이러니로만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1997-03-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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