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트 시스템 최경온 사장(빌 게이츠 꿈꾸는 한국의 도전자)

브라이트 시스템 최경온 사장(빌 게이츠 꿈꾸는 한국의 도전자)

김환용 기자 기자
입력 1997-01-24 00:00
수정 1997-01-2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국경없는 문화전쟁 영화정보를 판다/동료 영화광인 아내와 94년 창업/PC통신망에 첫 화상정보 제공/연간 매출 6억 IP업계 선두주자

인포메이션 프로바이더(IP)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업종에 속한다.

IP는 각종 정보를 수집,데이터베이스화해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돈을 받고 파는 컴퓨터 통신 정보 제공업이다.국내에 300여개업체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연매출액 1억원 안팎의 군소업체들이 대부분이다.우리나라는 IP종사자들에겐 신천지인 셈이다.

(주)브라이트 시스템 최경온 사장(31)은 신천지 개척에 뛰어든 업계 선두주자다.

그는 컴퓨터에 대한 세간의 높은 관심이 「거품현상」이라고 지적한다.『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의 중요성을 막연히 느끼고 있지만 어떤 용도로 써야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생활속에 필요한 정보개발이 미흡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최사장은 IP분야가 빨리 성장해야 컴퓨터 활용이 정상화된다고 믿고 있다.

그가 회사를 차린 것은 지난 94년.당시 전자회사 직원이었던 그는 정보서비스나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분야가 무시되는 대기업 풍토에 한계를 느끼고 직장동료였던 아내와 함께 창업의 길에 나섰던 것.

보기 드문 영화광인 그가 IP사업의 주종목으로 선택한 것도 영화정보였다.현재 그의 회사에서 기획,수집,제작한 영화관련 정보들은 천리안,하이텔,유니텔,나우누리 등 국내 4대 PC통신에 띄워진다.

『국내외 영화제작업체,기획사,배급업체 등 300여개 업체 자료를 수집,영화기획 단계부터 개봉뒤의 반응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멀티미디어 형식으로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죠』

브라이트 시스템이 업계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실험정신에 비롯됐다.지난 94년 7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PC통신에 상용 화상정보를 띄워 서비스 보름만에 당시 천리안이 제공하는 900여개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접속횟수 5위의 기록을 올려 화제가 됐다.

또 공지화면이나 고해상도 사진 자료실 서비스도 이 회사가 처음 시도한 것이다.최근 유니텔이 개발한 영상채팅도 브라이트 시스템이 제공하는 컨텐트,예컨대 유명배우 인터뷰 등을 담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이 회사의 영화정보를 즐기는 통신인들은 한달에 10만명이상.고작 10여명의 직원으로 운영되는 이 회사의 연매출액은 6억원정도로 일반 제조업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규모지만 국내 IP회사중 1,2위라는 것이 최사장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 인터넷 정보서비스(http://www.bright.co.kr)도 시작했다.최사장은 IP회사들이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이 인터넷이라고 확신한다.고급잡지나 팸플릿을 방불하는 다양한 디자인과 자유로운 편집은 PC통신으론 구현할 수 없는 엄청난 매력이라는 것이다.

최사장은 그러나 『현재 「헝그리 베스트5」,「꽃잎」,「리허설」 등 국내 작품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국내 영화사들의 인터넷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제작비도 못받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오히려 미국의 20세기폭스사가 실력을 인정해 「인디펜던스 데이」 한글 사이트 제작을 맡겼다.

최사장은 IP분야의 전문성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 문화의 위기로까지 받아들인다.대기업의 무분별한 참여도 한 예다.그는 『정보의 국경을 없앤 컴퓨터통신의 등장으로 문화전쟁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디지털 시대 우리문화의 생존과 번영의 초석을 다진다는 차원에서 IP사업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김환용 기자>
1997-01-24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