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서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으로 대북정책을 둘러싼 양국간의 입장차이가 원만하게 조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언론보도도 그렇고 일반시민의 시각도 그렇고 이제 아무런 문제점이 없어졌다는 확신은 가지 않는 것 같다.
같은 형제간에도 입장차이가 있고 한 부부간에도 자주 다툼이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진 두나라 사이가 언제나 그리고 모든 면에서 아주 원만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 싶다.그래도 한·미 관계는 다른 어느 두나라 사이보다 긴밀해왔고,앞으로도 그러한 우호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그것은 두나라가 다같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질서아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정책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세계는 쉬지 않고 변하고 있고,그 변화가 어쩔 수 없이 한·미 관계도 변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모두가 부러워할만큼 긴밀했던 한·미 관계가 서먹서먹해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이 집요하게 무역자유화를 요구해온 때부터였지만,그 뒤를 이어 발생한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대처하는 입장차이가 불편한 양국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한·미 우호관계 유지필요
최근 「변화하는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표제를 내걸고 미국 서부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어느 미국측 참석자는 북한의 핵개발 저지만을 염두에 둔 미국의 좁은 소견이 한국의 참여없이 조급하게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낸 잘못을 인정하면서도,이에 맞서서 좀더 포괄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한국측에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또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 온건한 대응을 요구하고,막상 온건한 태도로 나오면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한국의 일관성없는 태도가 미국을 당혹하게 한 것이 사실이라고도 했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한반도의 분단을 유지하는 가운데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속셈이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의 비위를 건드리면서까지 북한과 접촉하게 하고 있고 이것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 미국의 기본정책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진 한국사람이 많은 것같다는 견해를 밝히면서,오히려 일본·중국 등 한국의 주변국가들이 통일된 강대한 이웃나라가 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것이었다.또한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은 통일비용을 비롯한 여러가지 어려움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한국사람 자신들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시각차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한·미간에 다각적인 경로를 통한 솔직하고도 지속적인 의견교환이 있어야 함을 강하게 느끼면서,한해가 저물어 가는 때이기 때문인지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사안에 있어 과거보다는 미래가 중요함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해가 바뀌어도 변화하는 세계는 멈추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그런 가운데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북한이 시대적 조류를 거역하면서 여전히 이렇다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김일성이 사라지고 경제를 비롯한 내부사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지만,여기서 말하는 북한의 기본정책방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 않은가.
○시대적 조류 거역말아야
그 길을 가서는 안될 것이 뻔한 이른바 「우리 길을 가겠다」는 변함없는 옹고집이 북한을 지금과 같은 곤경에 빠뜨렸고 그곳 주민들을 억압과 굶주림 속으로 몰아넣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해서 북한을 변화하는 세계와 보조를 맞추도록 할 것인가 하는 일이다.체제붕괴만을 겁낸 나머지 그들이 입버릇처럼 내세우는 노동자,농민으로 대표되는 인민의 삶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식 사회주의」만을 고집하고 있는 그들을 개혁과 개방의 길로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 일은 쉽지 않다.그러나 해내야 한다.우리 힘이 모자라면 새롭게 공조의 길을 함께 열어나가야 할 미국의 힘,그리고 여러 우방과 국제기구의 힘까지 총동원해야 한다.그것이 변화하는 세계속에서 우리가 해내야 할 일임을 재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같은 형제간에도 입장차이가 있고 한 부부간에도 자주 다툼이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진 두나라 사이가 언제나 그리고 모든 면에서 아주 원만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 싶다.그래도 한·미 관계는 다른 어느 두나라 사이보다 긴밀해왔고,앞으로도 그러한 우호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그것은 두나라가 다같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질서아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정책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세계는 쉬지 않고 변하고 있고,그 변화가 어쩔 수 없이 한·미 관계도 변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모두가 부러워할만큼 긴밀했던 한·미 관계가 서먹서먹해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이 집요하게 무역자유화를 요구해온 때부터였지만,그 뒤를 이어 발생한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대처하는 입장차이가 불편한 양국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한·미 우호관계 유지필요
최근 「변화하는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표제를 내걸고 미국 서부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어느 미국측 참석자는 북한의 핵개발 저지만을 염두에 둔 미국의 좁은 소견이 한국의 참여없이 조급하게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낸 잘못을 인정하면서도,이에 맞서서 좀더 포괄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한국측에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또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 온건한 대응을 요구하고,막상 온건한 태도로 나오면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한국의 일관성없는 태도가 미국을 당혹하게 한 것이 사실이라고도 했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한반도의 분단을 유지하는 가운데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속셈이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의 비위를 건드리면서까지 북한과 접촉하게 하고 있고 이것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 미국의 기본정책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진 한국사람이 많은 것같다는 견해를 밝히면서,오히려 일본·중국 등 한국의 주변국가들이 통일된 강대한 이웃나라가 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것이었다.또한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은 통일비용을 비롯한 여러가지 어려움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한국사람 자신들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시각차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한·미간에 다각적인 경로를 통한 솔직하고도 지속적인 의견교환이 있어야 함을 강하게 느끼면서,한해가 저물어 가는 때이기 때문인지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사안에 있어 과거보다는 미래가 중요함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해가 바뀌어도 변화하는 세계는 멈추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그런 가운데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북한이 시대적 조류를 거역하면서 여전히 이렇다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김일성이 사라지고 경제를 비롯한 내부사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지만,여기서 말하는 북한의 기본정책방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 않은가.
○시대적 조류 거역말아야
그 길을 가서는 안될 것이 뻔한 이른바 「우리 길을 가겠다」는 변함없는 옹고집이 북한을 지금과 같은 곤경에 빠뜨렸고 그곳 주민들을 억압과 굶주림 속으로 몰아넣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해서 북한을 변화하는 세계와 보조를 맞추도록 할 것인가 하는 일이다.체제붕괴만을 겁낸 나머지 그들이 입버릇처럼 내세우는 노동자,농민으로 대표되는 인민의 삶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식 사회주의」만을 고집하고 있는 그들을 개혁과 개방의 길로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 일은 쉽지 않다.그러나 해내야 한다.우리 힘이 모자라면 새롭게 공조의 길을 함께 열어나가야 할 미국의 힘,그리고 여러 우방과 국제기구의 힘까지 총동원해야 한다.그것이 변화하는 세계속에서 우리가 해내야 할 일임을 재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1996-12-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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