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무역상」… 침울한 잔치/오늘 무역의 날

빈약한 「무역상」… 침울한 잔치/오늘 무역의 날

입력 1996-11-30 00:00
수정 1996-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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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190억불 예상… 정부 장기처방 준비/강병호 대우사장 등 430명 포상

33회 무역의 날을 맞는 정부와 업계의 심정은 착잡하다.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한국무역협회의 구평회회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수출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작년에 만끽한 수출 1천억달러의 기쁨은 1년만에 막대한 무역수지적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올해 수출의 특징은 증가세둔화와 주력수출품의 부진으로 요약된다.올들어 10월말까지의 수출증가율은 4.6%로 작년의 30.3%에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수출액은 1천65억달러로 그런대로다.반면 수입증가율은 10.6%를 기록,10월말까지의 수입은 1천2백33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차(통관기준)는 1백68억달러로 전년도 동기대비 72억달러가 확대됐다.연말까지 수출 1천3백억달러,수입 1천4백90억달러로 무역수지적자는 1백9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게 통산부 추산이다.

수출증가세둔화와 무역수지적자폭확대는 주력수출품의부진이 1차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과거 수출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반도체·유화·철강·일반기계 등은 올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의 몸살을 앓았다.특히 반도체의 경우 수출단가는 10월말 현재 작년의 5분의 1에 불과하다.10월말까지 수출도 1백50억달러로 전년도 동기대비 14.2%가 감소했다.당초 수출목표는 3백7억달러였으나 현실적으로 연말까지 잘해봐야 1백80억달러에 머물러 작년도의 2백21억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철강제품은 18.8%가 감소했고,기계류는 4.7%,석유화학제품은 5.6%가 각각 줄었다.엔화약세의 지속과 해외수입수요의 감소도 한몫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제품의 경쟁력약화가 주범이다.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구조가 낳은 산물이다.

정부는 단기적인 처방보다 장기적인 처방을 펼 계획이다.올해 6차례나 해온 경쟁력강화조치를 내년에는 더욱 심도 있게 추진한다는 전략 아래 「규제적인」 성격의 각종 시책을 폐지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환율인하 등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한편 정부와 업계는 김영삼 대통령과 박재윤 통산부장관,구평회 무역협회회장 등 관계자와 수출입유공자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일 상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제33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갖고 유공자에게 훈·포장과 표창장을 수여한다.

이날 행사에서 수출에 공이 큰 (주)대우의 강병호 대표이사,송재부 한화기계대표이사,채병하 대하통상대표이사가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430명의 유공자가 훈·포장과 표창을 수상했다.
1996-11-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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