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반죽→인형/밀가루의 일생/대사없이 냄새맡고 만지는 「50분간의 놀이」/93년 파리서 첫 무대… 반응좋아 시리즈 발표
종이로 둘러싸인 무대 한가운데 30㎏가량의 흰 밀가루가 산처럼 쌓여있다.뒤늦게 나타난 배우는 흰 물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냄새를 맡고 먹어보다가 부드러운 촉감에 반한다.이어 배우는 말한마디 없이 50분동안 밀가루 놀이에 빠진다.
이영란이 공연하는 물체극 「밀가루는 밀의 가루이다」의 도입부분이다.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5층 소극장에서 오는 13∼17일 공연될 「밀가루는…」는 이영란의 밀가루 시리즈 중 다섯번째.미술의 행위예술같으면서도 당당하게 무대위 하나의 연극으로 발표될 작품이다.
지난 93년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던 이영란이 극단 「시에 비스 베르사」와 함께 「카트르 이스트와」(네가지 이야기)를 밀가루로 공연한 것이 밀가루 시리즈의 처음이었다.극의 반응이 좋자 이영란은 94년 2월 서울에서 「나와 밀가루」를 선보였으며 94년 9월 프랑스 샤를빌 국제인형극제에 「밀가루 그리고 나1」을 가지고 출전했다.올 4월에는 스위스에서 초청공연을 가졌다.
밀가루 시리즈들은 제목과 주제음악은 저마다 다르지만 무대에 따라 상황만 바뀔뿐 주제와 내용은 같고 기본 골격도 거의 비슷하다.내용은 가루에서 반죽을 거쳐 인형으로 변하는 밀가루의 일생을 그리는 것이다.
밀가루를 소재로 하게 된 계기는 이영란이 혼자 밀가루 음식을 만들면서 밀가루의 여러 성격을 발견하게 된 것.뿌리면 날려서 그림이 되기도 하고 반죽을 하면 그 탄력으로 생명력을 표현할 수 있는,오묘한 특성을 가진 밀가루를 연극의 주인공으로 승격시켰다.
성신여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이영란(30)은 사물이 완성된 채로 전시하는 조소활동에 한계를 느껴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 자체를 새로운 표현양식으로 만들기로 작정했다.대학을 졸업한 90년 찰흙으로 인형을 만들어가는 「인형놀이1」을 대학로에서 처음 공연했고 당시 반응이 좋아 연극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게 됐다.
정식으로 연극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이영란은 앞으로도 대사를 통한 연기를 할 계획은 없다.다만 자신이 매력을느끼는 사물의 성격을 발견하고 이를 극으로 표현하면 그만이다.
그녀는 『사람이 공유하는 것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사물』이라면서 『늘 가까이 있는 사물도 가까이 관찰해보면 그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이번 밀가루 공연은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놀이가 될 수 있고 성인들은 단순한 물체가 얼마나 많은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지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7413391.<서정아 기자>
종이로 둘러싸인 무대 한가운데 30㎏가량의 흰 밀가루가 산처럼 쌓여있다.뒤늦게 나타난 배우는 흰 물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냄새를 맡고 먹어보다가 부드러운 촉감에 반한다.이어 배우는 말한마디 없이 50분동안 밀가루 놀이에 빠진다.
이영란이 공연하는 물체극 「밀가루는 밀의 가루이다」의 도입부분이다.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5층 소극장에서 오는 13∼17일 공연될 「밀가루는…」는 이영란의 밀가루 시리즈 중 다섯번째.미술의 행위예술같으면서도 당당하게 무대위 하나의 연극으로 발표될 작품이다.
지난 93년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던 이영란이 극단 「시에 비스 베르사」와 함께 「카트르 이스트와」(네가지 이야기)를 밀가루로 공연한 것이 밀가루 시리즈의 처음이었다.극의 반응이 좋자 이영란은 94년 2월 서울에서 「나와 밀가루」를 선보였으며 94년 9월 프랑스 샤를빌 국제인형극제에 「밀가루 그리고 나1」을 가지고 출전했다.올 4월에는 스위스에서 초청공연을 가졌다.
밀가루 시리즈들은 제목과 주제음악은 저마다 다르지만 무대에 따라 상황만 바뀔뿐 주제와 내용은 같고 기본 골격도 거의 비슷하다.내용은 가루에서 반죽을 거쳐 인형으로 변하는 밀가루의 일생을 그리는 것이다.
밀가루를 소재로 하게 된 계기는 이영란이 혼자 밀가루 음식을 만들면서 밀가루의 여러 성격을 발견하게 된 것.뿌리면 날려서 그림이 되기도 하고 반죽을 하면 그 탄력으로 생명력을 표현할 수 있는,오묘한 특성을 가진 밀가루를 연극의 주인공으로 승격시켰다.
성신여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이영란(30)은 사물이 완성된 채로 전시하는 조소활동에 한계를 느껴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 자체를 새로운 표현양식으로 만들기로 작정했다.대학을 졸업한 90년 찰흙으로 인형을 만들어가는 「인형놀이1」을 대학로에서 처음 공연했고 당시 반응이 좋아 연극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게 됐다.
정식으로 연극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이영란은 앞으로도 대사를 통한 연기를 할 계획은 없다.다만 자신이 매력을느끼는 사물의 성격을 발견하고 이를 극으로 표현하면 그만이다.
그녀는 『사람이 공유하는 것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사물』이라면서 『늘 가까이 있는 사물도 가까이 관찰해보면 그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이번 밀가루 공연은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놀이가 될 수 있고 성인들은 단순한 물체가 얼마나 많은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지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7413391.<서정아 기자>
1996-11-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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