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이 간 뒤(외언내언)

잭슨이 간 뒤(외언내언)

송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6-10-15 00:00
수정 1996-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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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이 「무사히」 다녀가는 것 같다.시도되면서부터 불발의 위기를 반복하고 「물의」도 숱하게 치르며 간신히 실현에 이른 공연이 이렇게 「무사히」치러졌다는 사실이 어쩐지 미심쩍다.

이 공연이 당초의 예상과 달리 큰 소요 없이 지나간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무엇보다도 관객수가 예상에 못미쳤다는 점이 비교적 조용히 끝나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한몫보려던 암표상이 울상이 되어 막판에는 밑지고 입장권을 처분했을 지경이라니 팬들의 열광이 덜했음은 확실하다.관객들이 성숙한 일면을 보였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경호경찰이나 진행요원들이 관객들의 질서태도를 칭찬할 정도다.

소문으로만 듣던 「대중문화의 황제」에 대해 미리 과민했던 우리를 머쓱하게 만든 이런 결과를 『부박한 대중문화에 대해 쉽게 놀아나지 않는 우리관객의 성숙성』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마이클 잭슨」의 초연을 이렇게 조용하게 치러낸 나라는 없으니 기성세대의 노파심에 비해 우리의 젊은 세대는 현명하다는 평가도 나올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측면도 생각할 수 있다.우리는 낯선 것에 대해 낯가림이 좀 심한 편이다.처음에는 남의 눈치를 보느라고 선뜻 나서지 않는 속성이 있다.양담배에서도,외제차에서도 그랬다.처음에는 거리를 두고 관망하다가 둑이 무너지면 정신 없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시간이 좀 걸리는 것 뿐이다.

공연내용이 「충격적」으로 새로웠다는 평이 더욱 그런 예측을 하게 한다.우리 대중문화 팬들이 그「충격」의 정보에 익숙해질 때 쯤되면 양상은 다를 수 있다.영세하고 단순하고 촌스런 것만 보아오던 눈에 던져진 충격의 세례가 어떻게 드러날지 아직 미지수다.문앞에까지 밀려와 호시탐탐하는 또다른 「충격」들이 우리앞에는 열을 서있다.처음의 「무사함」은 앞날을 예측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송정숙 본사고문〉

1996-10-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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