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규호씨 「에세이 법구경」 펴내

시인 이규호씨 「에세이 법구경」 펴내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6-09-24 00:00
수정 1996-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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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감각으로 풀어 쓴 「불교경전」/명쾌한 구성·해학적 법문… 삶의 교훈 가득/기독교 성경까지 인용… 「모범적 인생」 인도

『법구경을 읽는 것은 삶의 바깥을 서성거리다가 삶의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서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이 경전속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삶의 현장이 눈부실만큼 가득히 펼쳐져 있기 때문이죠』 중견시인 이규호씨(58)가 불교경전 「법구경」을 현대감각에 맞게 풀어 쓴 「에세이 법구경」(도서출판 장원)을 펴냈다.

기원전 1세기 무렵 인도의 승려 법구가 엮은 것으로 알려진 「법구경」은 명쾌한 구성과 해학적인 법문,실생활과 밀접한 내용 등으로 불교 원시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친숙한 느낌을 주는 경전.흔히 인용되는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해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라든가 「하늘이 칠보를 비처럼 내려도 욕심은 오히려 배부를 줄 모른다」는 구절도 「법구경」에 나오는 말이다.

『이 책에 실린 부처님의 말씀을 단순히 불경 책갈피에만 꽃혀 있을법한 낡은 교훈으로 여겨서는 안됩니다.어제의말씀이 아니라 오늘을 위한 오늘의 말씀이에요.그 가르침을 항상 명심한다면 누구든 모범적이고 긍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구경」은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테두리에 머물지 않고 동서양 여러 성현들의 어록은 물론 기독교의 성경 구절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는 것이 특징.하나의 예로 이 책은 「법구경」 화향품에 나오는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한다」,다시 말해 덕있는 사람의 향기는 천천히 젖어든다는 말을 『간디와 나의 부친의 은덕이 부지불식중에 나를 감화시켰다』는 네루의 자전적 고백에 견줘 설명한다.각종 비유와 암시를 통해 불법을 전하는,다분히 비유문학적인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법구경」을 또다른 비유를 통해 재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법구경」은 팔리어로 담마파다(Dhammapada),즉 「진리의 말씀」을 뜻합니다.사람과 사람 사이가 날로 메말라져가는 요즘,이 책은 분명 삶의 이치를 일깨워줄 「지혜의 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63년 「맨살에 배어든 빗물에」「봄비소고」등의 시가 「현대문학」지에 추천되면서 등단한 그는 내년 봄쯤 동양철학서 「에세이 도덕경」과 신작시집 「안단테 칸타빌레」도 낼 예정이다.<김종면 기자>
1996-09-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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