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도」와 승은호 회장:3(테마가 있는 경제기행:41)

「코린도」와 승은호 회장:3(테마가 있는 경제기행:41)

권혁찬 기자 기자
입력 1996-09-11 00:00
수정 1996-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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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기업/일 기업 자금빌려 원목사업 정상화/원목수출 금지대비 발빠르게 합판사업 진출/신발·금융·운송·건설 등 차례로 진출… 성장발판

국세청은 목재 수율문제를 들어 당시 최대규모(6억원)의 탈세혐의를 동화기업에 적용했다.목재를 자르고 난 여분까지 몽땅 수익으로 잡아 탈세로 몰아부쳤다고 한다.

탈세부분은 훗날 재판에서 무혐의로 처리되지만 동화기업은 부도라는 치명상을 입게 됐다.현지법인인 인니동화도 모기업 부도로 현지 외환은행의 관리에 들어갔다.인니 동화는 당시 벌목권의 계약을 추진중이었고 승은호 회장은 부사장으로 사업을 총괄하고 있었다.

동화기업 부도는 원목사업에 막대한 차질을 주었다.계약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장비와 운영자금이 필요했지만 은행관리를 받던 인니동화로서는 꼼짝할 수가 없었다.

코린도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이 이때(76년).승회장은 전부터 신용으로 원목거래를 해온 일본 나고야에 있는 고아라는 업체에 협조를 구한다.『원목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지원해 달라.원목을 생산해 갚겠다』(승회장의회고)

이렇게 해서 1백30만달러어치의 장비가 들어왔다.그러나 장비만으로 원목을 생산할 수는 없는 노릇.승회장은 고아에 운영자금까지 요청했고 30만달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자금을 갚을때까지 일본직원 3명이 벌목현장에 나와 있었고 빌린 자금은 원목사업의 호황으로 3년만에 상환할 수 있었다.

망명기업,코린도는 이렇게 한 일본기업의 도움과 원목·합판특수에 힘입어 동화기업과는 별개의 독립법인으로 인도네시아에 뿌리내린다.은행관리에 있던 동화기업도 현재의 극동빌딩을 비롯한 부동산 매각과 원목사업의 호조로 85년 정상화된다.

코린도는 기업규제가 별로 없는 인도네시아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다른 현지법인들보다 행동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79년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이 원목수출을 금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코린도는 합판사업에 발빠르게 진출했다.국내업체로는 인도네시아 1호 합판공장이 세워졌다.원목수출은 85년에 금지된다.

이어 합판접착제 원료인 포르말린과 레진사업(80년),유관업종인 신문용지사업(84년)에도진출했다.85년엔 인도네시아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와 고용증진 정책에 부응,신발산업에도 손을 댔다.국내에서 사양길에 접어든 신발산업을 인건비가 싸고 인도네시아의 고용정책에도 부응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부산지역의 신발업체에서 80여명의 기술자를 들여와 시작했다.90년에는 증권 등 금융분야,92년에는 복합운송사업,95년에는 건설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코린도 사업은 인도네시아의 경제발전 수준에 적합한 업종선택이었고 고용효과가 커 인도네시아 정부도 협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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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도가 인도네시아에서 독립기업군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국적 기업」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현지법인으로 있었다면 국내의 외국인투자규정이 동화기업의 해외투자에 걸림돌이 됐을 것이고,그에 따라 현지법인 성장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권혁찬 기자>
1996-09-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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