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으로 만나 부담없이 작별/PC통신 「번개모임」 유행

즉흥적으로 만나 부담없이 작별/PC통신 「번개모임」 유행

강충식 기자 기자
입력 1996-07-19 00:00
수정 199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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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영화 등 매개로 신세대 주로 이용

「비온다 술마시자」

낙서나 격문이 아니라 컴퓨터통신의 대화방 이름이다.방으로 들어가면 서로 얼굴도 모르는 10여명의 컴퓨터 마니아들이 만날 장소,시간,방법 등을 묻고 대답한다.

요즘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 컴퓨터 통신에서는 즉석 모임을 갖자는 대화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일명 「번개모임」.예전에는 아는 사람들끼리의 개인적인 대화가 주류였지만 지금은 즉흥적으로 만나고 부담없이 헤어지는 이런 모임이 인기 절정이다.

번개모임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마니아들은 일과가 끝날 무렵 버릇처럼 대화방을 두드린다.오늘은 어떤 모임이 있는지 가슴 졸이며 한껏 기대감에 부푼다.

「신촌에 사는 20대 중반의 남·여 급구」「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 오십시요」「당구 큐의 길고 짧음을 한번 재봅시다」는 등 번개모임을 알리는 이름도 튀어야(?) 인기가 높다.최고의 고객은 20대를 전후한 대학생들.모임의 성격도 술·영화·포켓볼 등 다양하다.

당연히 만나는 방법도 특이하다.약속 장소에서 신문지를 왼손에 들고 서 있는 방법이 자주 애용된다.장소는 신촌·강남·대학로 등 젊은이의 거리다.

번개모임의 터줏대감인 김동준(26·경원대 3년)씨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모이니까 재미있고 부담이 없어 단골이 됐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게 즐겁다』고 말한다.

번개모임이 정기 모임으로 바뀌기도 한다.해외 유학을 준비 중인 이용준(27·강남구 논현동)씨는 『번개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토플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단순히 먹고 마시는데 그칠게 아니라 서로에게 유익한 만남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강충식 기자〉
1996-07-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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