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투명경영의지 보여라(사설)

재계 투명경영의지 보여라(사설)

입력 1996-05-16 00:00
수정 199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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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14일 최근 현안이되고 있는 재벌의 경영투명성 제고에 대해 『기업 스스로 투명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선진국에 없는데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는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전경련은 투명성 제고는 기업에 맡기고 행정규제를 완화하라고 주장,정부의 투명성 제고시책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전경련이 「선진국에 없는 독특한 제도」가 생기게 된 배경이나 「선진국에 없는 한국적 재벌의 현실」은 전혀 논외로 한 채 정부규제를 완화하라고 주장한 것은 집단이기주의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전경련이 집단이익을 위한 종전의 입장과 자세를 그대로 견지하고 있어 몹시 씁쓰레한 느낌을 준다.

한국 재벌은 선진국에는 없는 경제력집중과 소유집중현상을 보이고 있어 정부규제를 스스로 불러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재벌은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계열기업수를 늘리는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다.95년 현재 우리나라 30대 재벌의 계열회사수는 6백69개로 전년보다 46개나 늘었다.이들 재벌의 95년 매출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90.4%로 전년보다 9.3%나 높아질 정도로 해마다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이같은 집중현상은 선진국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주식소유 또한 한국재벌만큼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지 않다.한국재벌은 선진국은 물론 전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소유집중현상을 보이고 있다.30대 재벌집단의 내부 지분율은 94년 현재 42.7%에 달하고 있다.재벌기업 계열사의 지분을 뺀 재벌총수지분과 친·인척의 지분만도 9.7%에 달하고 있다.선진국에서는 한국과 같이 재벌총수에게 소유가 집중되어 있지 않고 총수가 기업집단의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일도 없다.

전경련은 먼저 「선진국에는 없는 독특한 재벌의 경제력집중과 소유집중 및 총수 독단경영체제」에서 오는 불투명한 경영을 시정한 뒤 정부에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정부도 재벌의 자세변화가 없는 한 규제만을 풀어서는 안된다.

1996-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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