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신문 여론조작 “말썽”/총선 앞두고 기승

일부 지역신문 여론조작 “말썽”/총선 앞두고 기승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1996-03-02 00:00
수정 1996-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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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설문조사·근거없는 비방기사 게재/일부에선 돈받고 이를 미끼로 후보 협박도/지난 한달간 13건 적발… 단호 조치 시급

4·11 총선이 다가오면서 일부 지역신문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특정 출마 예정자에게 유·불리한 기사를 게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불법 선거운동이다.

조작된 여론조사나 터무니없는 미담기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근거도 없이 특정 출마 예정자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식의 비방기사도 게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 중 지역신문이 선거법을 위반한 사례는 13건이다.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역신문은 정기간행물 등록법에 따라 정치관련 기사를 실을 수 없다.그러나 정치관련 기사라는 기준 자체가 애매해 적극적으로 단속하기 어렵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1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종로저널 발행인 이병기씨(36)는 출마예상자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해 신문에 실었다.평소 3천부씩 발행했으나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가 게재된 5일 및 19일자는 1만5천부를 찍어 무료로 뿌렸다.

경기도 용인의 J일보는 지난 달 29일자에 모정당 이모 출마예정자가 유권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선심관광을 주선한 혐의를 잡고 수원지검이 내사 중이라는 보도를 머리기사로 실었다.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었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는 1일 제보를 접수,사실 여부를 확인해서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고의로 후보를 비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되더라도 문제의 기사가 특정 후보에게 악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현행 법규로는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지방신문들의 불법사례로는 특정 후보와의 인터뷰와 미담 기사가 대표적이다.하지만 후보등록 이전이라 직접적으로 선거와 관련된 내용만 피하면 단속하기 어렵다.출마예정자의 책 광고 등도 마찬가지다.과장·비방기사를 게재하는 경우도 많다.

출마예상자에게 성금을 받아 사진을 크게 싣는 경우는 올해 새로 등장한 신종 수법이다.

공선협 권재경 간사(32)는 『지역신문은 재정기반이 약해 후보자에게 금품을 요구하며,돈을 받으면 이를 미끼로 협박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특히 군 지역에서는 특정 후보의 홍보지로 전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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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3-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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