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외이사제 첫 도입/재계 신년사서 도덕경영 다짐

현대 사외이사제 첫 도입/재계 신년사서 도덕경영 다짐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1996-01-04 00:00
수정 1996-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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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관행 선진화/LG­투명한 정도경영/선경­세계화전략 박차/쌍용­진취적경영 추구

재계에 도덕·정도경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주요그룹 총수들은 3일 시무식 신년사에서 비자금 파문을 계기로 과거의 정경유착 관행을 단절하고,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업 본연의 공정하고 투명한,질 위주의 내실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말 기업윤리강령을 채택한 현대그룹의 정몽구 신임 회장은 이날 시무식 겸 그룹 회장 이취임식에서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면서 투명경영 방법의 하나로 선진국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사외 이사제를 국내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정회장은 『각 분야의 덕망이 있고 유능한 인사를 초빙해 현대그룹의 경영에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현대는 우선 계열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에서 시범시행한 뒤 확대할 방침이다.정회장은 『시대적 변화에 걸맞게 경영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계열사의 자율책임경영제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제철·우주항공 및 정보통신산업 등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희삼성그룹회장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고통도 구시대의 관행과 제도를 청산하고 잘못 맺어진 정치와 경제의 유착관계를 바로 잡는 역사발전의 진통』이라면서 삼성은 자정과 환골탈태의 노력을 통해 경제관행의 선진화에 앞장서면서 신경영을 꽃피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질위주 경영 심화,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제품 디자인 혁명 등을 신년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정정당당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도경영을 통해 1등이 되어야 하며 지금까지의 적당주의·이등주의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오직 1등만을 향해 매진해야 한다』고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제2의 혁신」과 비약적 성장추구 전략을 강조했다.

최종현선경그룹회장은 무한경쟁의 글로벌리제이션 시대를 맞아 세계화전략을 통한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김석준쌍용그룹회장은 기동성있고 진취적인 경영체질로의 개혁,그룹 총력경영체제 강화,경영성과 극대화 추구 등 3대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김승연한화그룹회장은 『이제 기업은 원칙경영과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도경영을 펼쳐나가야만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그룹의 전격적인 사외이사제 도입 발표에 대해 재계는 오너 중심의 강력한 추진력이 장점인 한국적 기업풍토에서 이 제도 도입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일단 긴장하며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김주혁·손성진기자>

◎소액주주 권리 보호/외부인사 경영 참여

▷사외이사제◁

대주주의 전횡을 막아 다수의 소액주주를 보호할 목적으로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이다.재정·법무전문가나 전직 전문경영인,소액주주대표 등이 될 수 있다.미국·영국·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 실시중이다.미국의 경우 사외이사는 전체이사의 70∼80%나 되고 투자 결정과 감사활동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96-01-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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