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정과 무관”·야“탐색용”경계/「김병오 의원 소환」정치권반응

여“사정과 무관”·야“탐색용”경계/「김병오 의원 소환」정치권반응

김경홍 기자 기자
입력 1995-12-23 00:00
수정 199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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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자민련 “대선자금 공개” 반격

정치권 사정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도는 가운데 검찰이 국민회의 김병오의원을 6·27지방선거때 금품수수 혐의로 전격수사함에 따라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신한국당은 야당의 표적사정 주장을 일축하고 있으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치권 사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

○…김의원의 소환을 정치권 사정과는 관계없는 선거비리 차원이라는 생각이다.손학규 대변인은 『김의원에 대한 수사는 정치권 사정과는 전혀 관계없는 선거사범에 관한 문제일 뿐』이라면서 『이를 정치권 사정의 시작이라고 보는 견해나 야당탄압이나 표적사정의 시작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대변인은 또 『사정의 시작이라는 것은 일련의 연속된 과정의 처음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선거비리 차원에서 완전히 독립된 별개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국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두환·노태우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일부 정치인의비리혐의가 드러났을지는 모르지만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 움직임은 구체화되고 있지 않다』면서 『특히 계좌추적 등을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사정이 시작돼도 단계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특히 『현재 신한국당내에서 검찰수사대상과 시기 등에 대해 정확이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사정착수설이나 표적수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의 일각에서도 김의원의 소환이 사정정국으로 가는 신호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돈다.특히 최형우의원이 이날 한 토론회에 참석,『검찰의 수사에 대해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면서 『나를 포함해 누구든 문제가 있다면 성역없이 과감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해 정치권 사정이 임박한 것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야권◁

○…국민회의는 김병오의원의 검찰 소환조사에 대해 『본격적인 정치권 사정으로 보지 않는다』며 사정과는 줄기가 다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김의원 스스로도 『지구당 장부에 기록,당비로 썼다』며 『진정서가 접수됐거나 검찰에서 인지수사를 했을 것』이라며 사정설과의 관계를 배제했다.

이 때문에 당 차원에서 준비중인 1천만명 서명운동·전당대회 개최·장외집회 검토 등 초강경 대응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그러나 「사정의 칼」을 휘두르기에 앞서 슬쩍 반응을 떠보는 「탐색용」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언제 닥칠지 모른다」며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정대철 부총재는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준비단계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가 이날 김대중총재와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비리설」을 담은 신한국당의 홍보책자 「이렇게 말한다 2」를 강도 높게 공격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예비전의 성격이 크다.박지원대변인은 『김총재가 평민당 창당과 중간평가 유보때 여권으로부터 어떤 돈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며 명백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관련자들을 모두 고발조치할 방침임을 밝혔다.여권에 일단 국민회의측의 「결사항전」의지의 강도를 보여주겠다는 계산으로 여겨진다.

현재 당사 주변에서는 이종헌 부총재는 처가식구들의 계좌까지 추적당했고,특히 김대중총재의 측근인 권로갑·한화갑·김옥두의원의 경우 친인척 재산내역까지 수사를 마친 상태라는 등 소문이 무성하다.일부는 구속을 각오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얘기까지 심심치않게 들리는 태풍전야의 형국이다.

○…국민회의와 같이 사정권에 들어있는 자민련도 바짝 긴장하면서 여차하면 「야당탄압을 위한 표적사정」으로 보고 국민회의와 공조,역공을 펼칠 태세다.구창림 대변인은 『김총재의 1백억 계좌설을 여권이 홍보책자를 통해 사실인양 떠들고 있다』며 『노씨에게 받은 2천억원 외에 또다른 대선자금 내역을 즉각 공개하라』고 「경고」,국민회의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민주당은 예의 「여야를 막론한 철저한 사정」을 촉구하고 있다.그러면서도 비자금과 관련된 인사를 제쳐두고 국민회의 김의원의 소환조사한 데는 비판적인 시각이다.박석무의원은 『덫에 걸린 야권인사부터 먼저 칼을 들이댈 경우 「표적수사」 「편파수사」라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김경홍·양승현 기자>
1995-12-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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