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베스트셀러/출판계 불황… 뚜렷한 히트작 없다

올 베스트셀러/출판계 불황… 뚜렷한 히트작 없다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5-12-14 00:00
수정 1995-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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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종로 등 서울시내 대형서점의 판매량 분석/컴퓨터 입문서·외국어학습서 등 실용서 인기/소설… 「고등어」·「천년의 사랑」·「아리랑」 많이 읽혀/시…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정도/사회 분위기 편승 예언서·비자금 관련서 눈길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는 출판계 현실을 반영하듯 올해는 우뚝한 대형 베스트셀러가 나오지 않았다.또 독서 분위기를 이끈 흐름도 뚜렷한 게 없었다.다만 컴퓨터와 인터넷 입문서,외국어 학습서등 실용서들은 인기를 끌었다.

교보문고·종로서적·을지서적·영풍문고등 서울 대형서점 네곳은 올 초부터 12월 초까지 판매량을 집계,95년 베스트셀러를 12일 발표했다.

네 서점이 1위로 올린 책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고등어」 「신화는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등으로 제각각이다.이 가운데 「신화는 없다」만 올해 나왔을 뿐 나머지 세권은 지난해에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것들.이는 출판계가 독서열을 자극할 만한 책들을 새로 만들어내지 못했음을 뜻한다.93∼94년에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지음,창작과비평사 펴냄)나 「일본은 없다」(전여옥,지식공작소)가 문화기행서,일본비평서 붐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도 지난해에 견줘 판매량이 크게 떨어졌다.교보문고의 경우 상위 열권의 판매부수가 지난해보다 31.3%,93년에 비해서는 25.4% 덜 팔렸다.

한편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을 분야별로 보면 소설로는 「고등어」 「천년의 사랑」 「아리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들이 잘 나갔다.특히 하반기에 출간된 「천년의 사랑」은 넉달만에 50만부를 넘어서 대형 베스트셀러를 예고하고 있다.지난 93년 5월 처음 나온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외국 소설로는 보기드물게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시 부문에서는 감성적인 언어로 청소년층을 사로잡은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가 눈에 띈다.비록 상위권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천상병),「입 속의 검은 잎」(기형도)등 오래 된 시집들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밖에 유명·무명의 인사들이 쓴 자전적 수필류도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기업인으로 유명한 국회의원 이명박씨의 「신화는 없다」를 비롯해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홍세화씨의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대표적인 여성 MC 허수경씨의 「미소 한잔 눈물 두스푼」,사랑과 일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조안 리씨의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들이 많이 팔렸다.

올해 특히 두드러진 점은 실용서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것.「컴퓨터 길라잡이」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등 컴퓨터 입문서,「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로 대표되는 외국어 학습서,처세론 성격이 강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들이 그것이다.이처럼 실용서들이 인기를 끄는 까닭은 책읽기를 통해 직접적인 보상을 받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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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2-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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