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메시지(외언내언)

눈물의 메시지(외언내언)

임춘웅 기자 기자
입력 1995-12-03 00:00
수정 1995-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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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어른들의 싸움에 돌아가셨어요.그것은 제게 가장 슬픈 일이었습니다.…저의 올해 크리스마스 소원은 아일랜드에 평화와 사랑이 영원히 계속되게 해주세요 하는 것입니다』

북아일랜드의 아홉살 난 한 소녀가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를 방문중인 미국대통령 환영행사에서 낭독한 메시지가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금발머리에 예쁜 노란색 리본을 단 가냘프고 아름다운 이 소녀가 메시지를 읽어나가는 동안 장내의 많은 사람들은 손수건을 꺼내 눈시울을 훔치고 있었다.

이 장면은 미국의 CNN­TV를 통해 세계에 소개됐고 세계인들은 이 소녀의 절절한 「평화의 메시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클린턴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듣고 난 뒤 『저 아름다운 소녀가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나의 연설을 불필요한 말로 만들어 버렸다』고 조크했다.무장단체의 총격으로 아버지를 잃은 캐서린 해밀이란 이 소녀의 메시지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것은 진실과 평화에의 간절한 소망이 깃들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비극은 16∼17세기 잉글랜드지방의 개신교신앙을 가진 노르만족이 북아일랜드지역으로 이주해 들어오면서 시작됐다.주민의 90%가 가톨릭인 이 섬에 혈통과 종교가 다른 이민족이 들어왔다.갈등은 자명한 일.비록 수적으로 열세이나 영국의 지원을 받는 개신교도들은 북아일랜드 지방의 지배계층으로 자리를 굳혔다.

1921년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도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영토로 남게 됐다.북아일랜드에 사는 소수 가톨릭계는 60년대 무장투쟁부대인 IRA(아일랜드 공화군)를 만들어 북아일랜드의 아일랜드공화국 통합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개신교쪽은 「얼스터자원민병대」(UVF)를 만들어 IRA와 맞서고 있다.이들간의 무력충돌이 표면화된 지난 25년여동안 양측에서 희생된 인원이 무려 3만여명.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도 인종과 종교간 갈등은 조금도 순화되지 않고 있다.인간의 편견과 이기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새삼 일깨워 준다.<임춘웅 논설위원>
1995-12-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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