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장과 이천군수의 차이/김병철 전국부 기자(오늘의 눈)

군포시장과 이천군수의 차이/김병철 전국부 기자(오늘의 눈)

김병철 기자 기자
입력 1995-10-21 00:00
수정 199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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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극 군포시장과 유승우 이천군수는 공통점을 지녔다.둘 다 지난 6·27 선거에서 쓰레기 소각장 및 매립장의 설치와 관련된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공약했고,바로 그 공약 덕분에 당선됐다.

그러나 취임 4개월이 다가오는 지금,유군수는 이를 원만히 해결했고 조시장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천군 모가면 소고리는 유군수의 고향이다.이천군은 지난 93년부터 이 곳에 10년간 쓸 수 있는 쓰레기 매립지를 건설하려 했지만 주민들이 극력 반대했다.2년여를 끌어온 이 문제를 그대로 안고 선거를 맞았다.

유군수는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주민이 반대하면 백지화할 용의도 있다는 뜻도 비췄다.그리고 당선됐다.여기까지는 조시장도 유군수와 비슷하다.그러나 그 이후는 엄청나게 다르다.

당선 후 유군수는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매립장을 지을 마땅한 다른 장소가 없었기 때문이다.공약을 번복하기도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단을 내리고 주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주민들을 찾아가 매립장 건설의 당위성과 안전성을 설명했다.20여차례의 끈질긴 토론 끝에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냈고 공사는 이미 시작됐다.

반면 군포시의 대처 방식은 미숙했다.성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공약의 현실성을 따져보지 않은 조시장은 첫 의회가 열리자마자 산본의 쓰레기 소각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산본 신도시 주민들도 찬사를 보냈다.4년여에 걸친 민원이 해결됐다는 기쁨을 맛봤다.확실한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하지만 대안은 없었고,지역간 불신과 갈등만 증폭됐다.

지난 8월의 11일에 이어 10월에도 19일 동안 쓰레기를 치워가지 않아 군포 주민들은 산더미 같은 쓰레기 속에서 악취와 해충에 시달렸다.사안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시장의 잘못으로 초래된 고통이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주민대책위」가 이런 고통을 헤아려 20일부터 쓰레기 반입을 허용함으로써 발등의 불은 꺼졌다.그러나 조시장은 그 대가로 시장직을 내거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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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까지는 안 되더라도 자신보다 17살이나 젊고 공직의 경험도 적은 후배 군수의 열정과냉철한 사고를 배웠으면 한다.
1995-10-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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