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1학년 선생님의 고민/임태순 전국부 기자(오늘의 눈)

국민학교 1학년 선생님의 고민/임태순 전국부 기자(오늘의 눈)

임태순 기자 기자
입력 1995-10-12 00:00
수정 199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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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다른 개발도상국이 부러워하는 한국의 초고속성장의 비결도 정규교육을 받은 양질의 노동력이 뒷받침한 것이다.

교육열은 미취학 어린이에서부터 유난스럽다.떡잎부터 될성부른 나무로 키우고 싶은 기대가 크고,핵가족화로 자녀가 적어진 부모가 교육에 투자할 여유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국민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영재교육이니 뭐니 하면서 어린이가 한글을 깨우치고 덧셈과 뺄셈에 컴퓨터까지 익힌다.조기 외국어교육 붐으로 영어회화도 배우고 태권도·피아노·미술 등 다양한 재능교육도 받는다.

이러함에도 국민학생이나 중학생 가운데 한글을 읽지 못하거나 간단한 덧셈·뺄셈도 못하는 학생이 상당수라는 사실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경기도교육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학년이상 국민학생 가운데 1.5%가,중학생의 1%가 각각 한글을 읽지 못한다.물론 더하기·빼기 등 간단한 셈조차 못한다.

서울시내 중학생도 1천명중 1명 꼴로 한글을 읽지 못한다.대전의 초·중학생중에도이와 비슷한 수준의 학생이 1천7백26명이나 된다.

미취학 어린이도 잘 읽고 쓰는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어떻게 됐기에 간단한 덧셈과 뺄셈조차 하지 못할까.

국민학교 1학년 교사들은 어린이의 학력차가 천차만별이라 어떻게 가르칠지 애매하다고 말한다.백지상태로 입학한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은 읽고 쓸 줄 알기 때문에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취학 전에 1학년에서 배울 것을 모두 익힌 일부 어린이는 수업에 흥미를 잃기도 한다.이러니 교사도 한글을 익히는 과정을 대충 건너뛰고 가르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히 백지상태로 입학한 학생은 문맹이 될 수밖에 없고 이런 현상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악화될 것이 뻔하다.출발선의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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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0-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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