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3명 더있다”헛소문에 한때 술렁/유양 회사·실종자가족 표정

“생존자3명 더있다”헛소문에 한때 술렁/유양 회사·실종자가족 표정

이순녀 기자 기자
입력 1995-07-12 00:00
수정 199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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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던 실종자가족들 또한번 울려/유양 소속회사 축제 분위기에 “업무 마비”

▷추가 생존자 소동◁

유지환(18)양이 극적으로 살아돌아온 11일,다른 실종자의 가족들은 추가 생존자가 있다는 헛소문에 또 한번 울었다.

이날 하오 유양의 생존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고현장과 서울교대에 마련된 실종자신고센터에는 「유양 말고도 같은 자리에 생존자가 3명 더 있다」는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나돌았다.

소문은 유양이 구출되기 직전 구조대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생존자 3명의 이름을 직접 말한 것으로까지 확대돼 삽시간에 사방으로 퍼졌다.

그러나 이같은 소동은 구조대원들의 흥분된 분위기와 생존자가 더 있기를 바라는 실종자 가족과 보도진들의 간절한 바람 등이 상승 작용을 한 때문이었다.

여기에 유양의 생존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방송을 시작한 일부 TV방송사에서 생존자가 1명 또는 3명 더있다고 보도해 소문을 부채질했다.

이 때문에 실종자가족들은 「혹시나」하는 기대 속에 급히 현장으로 달려왔다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구조본부에 격렬히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생존자가 3명 더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한때 가졌던 희망만큼이나 무거운 절망감에 다시금 빠져들었다.

▷회사표정◁

유양이 판매사원으로 근무 중인 서초동 삼광유리공업은 유양의 생존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축제분위기 속에 업무가 마비된 상태.

직원들은 유양의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TV 앞에 몰려들어 손에 땀을 쥐고 구조과정을 지켜봤으며 구조가 끝난 뒤에는 삼삼오오 모여 기적같은 생환에 대해 얘기꽃을 피우는 모습.

위례상고 재학 중인 지난해 10월5일 학교 추천으로 이 회사에 입사,줄곧 삼풍백화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해온 유양은 평소 쾌활하고 자신감 있는 성격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일에도 열심이어서 상사와 동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

회사측은 사고 직후 직원 2∼3명을 서울교대에 마련된 실종자 대책협의회에 파견,날마다 유양의 소식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침통한 분위기였으나 이날유양이 구조됨에 따라 직원들도 생기를 되찾으며 환호.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온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준 유양은 이제 회사의 자랑거리가 됐다』며 『직원으로서의 긍지를 드높인 유양에게 회사 차원의 특별한 배려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언.<이순녀 기자>

◎유양 첫 발견 구조원 정상원씨/이름 물으니 “유진환…” 또박또박 대답/“내가 이안에 며칠이나 있었죠” 질문도

『지난 9일 최명석(20)군이 극적으로 구조된 뒤 생존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한순간도 버리지 않았는데 그 기대가 헛되지 않아 너무 기쁩니다』

최군이 「사지」에서 생환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또다시 2백85시간여만에 유지환(18)양이 구출됐다.다음은 유양의 생존을 처음으로 발견한 영등포소방서 119 구조대원 정상원(30)씨와의 일문일답.

­발견 당시 상황은.

▲이날 하오 1시47분쯤 매몰된 A동 지하1층에서 포클레인으로 콘크리트 상판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다 최군이 발견된 지점에서 남쪽으로 4m,지하1m 정도 내려간 곳에서 40∼50㎝ 정도의 구멍을 발견했다.작업을 중단하고 가까이 다가가보니 깨끗한 사람의 발가락이 보였다.인기척이 들리지 않아 구멍 안쪽을 향해 발가락을 움직여보라고 하니 발가락이 조금 움직였으며 1시50분쯤 신음소리와 함께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발견 당시 유양의 상태는.

▲콘크리트 더미나 철근에 눌려있지는 않으나 한사람이 누워있기 빠듯할 정도의 공간에 있다고 말했다.물을 달라고 해 생수를 준 뒤 조금씩 마시라고 했으며 물에 적신 담요와 물수건을 계속 안으로 넣어줬다.

­구조되기까지 나눈 대화는.

▲처음에 이름과 나이,주소 등을 물었더니 『이름은 유지환이고 18살이며 수유리에 산다』고 또박또박 대답했으며 곁에 다른 생존자는 없다고 했다.이름을 잘못 알아들어 다른 대원에게 틀리게 얘기했더니 『왜 남의 이름을 바꾸느냐』고 농담까지 했다.또 희미하게 웃으면서 『내가 이 안에서 며칠이나 있었죠』라고 물어볼 정도로 정신이 맑아 1시간40여분 동안 구조작업을 펼치면서도 비교적 안심했다.

­구조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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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상판이꽤 두꺼워 이를 제거하는데 어려움이 컸다.생존자가 호흡할 수있는 통로를 확보하면서 콘크리트 제거 장비가 생존자를 건드리지 않도록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느라 구조시간이 많이 걸렸다.<이순녀 기자>
1995-07-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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