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 쟁점 분석(“열전” 6·27선거)

선거전 쟁점 분석(“열전” 6·27선거)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5-06-27 00:00
수정 1995-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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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문제」 뒷전… 중앙당 대결양상 변질/지역등권론·내각제 제기로 공방 시작/DJ·JP 「세대교체」 거부… 입씨름 계속/조순 후보 「전력」 막바지 핫이슈로 등장

이번 지방선거도 기존의 다른 선거처럼 중앙정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주민자치 생활자치라는 본래의 취지는 뒷전에 밀려났고 여야 정면대결의 양상으로 변질됐다.

이러한 여야간의 공방전은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에서 비롯된 몇가지 정치쟁점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개됐다.김이사장이 주장한 「지역등권론」,김종필 자민련총재의 「핫바지론」과 내각제 개헌 주장,민주당과 자민련의 연계 움직임,이를 맞받은 여권의 세대교체 주장 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이 선거운동 기간내내 계속됐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조순후보와 무소속 박찬종후보의 전력시비는 선거전 중반부터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됐다.특히 선거전 막바지에 돌출한 외교문서 변조사건은 외무부와 민주당의 법적공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관권·금권선거시비 등 해묵은 쟁점들은 이번에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여당 프리미엄」으로 여겨졌던 관권·금권선거의 요소들을 민자당이 사실상 포기한데다 다른 정치쟁점들에 묻혀 시비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풀이다.

「지역등권론」은 김이사장이 정계복귀에 앞서 제기한 신종용어로 김이사장의 등장과 함께 쟁점으로 부각돼 끝까지 논란의 대상이 됐다.『특정지역 중심의 지역패권주의에 맞서기 위해서는 지역별 등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김이사장의 주장.

민자당은 연일 수뇌부 지원유세 및 대변인단의 성명·논평등을 통해 「신지역감정론」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김이사장의 이같은 주장은 지역정서를 부추기는 측면에서 김종필총재의 「핫바지론」과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한 것도 사실이다.민주당과 자민련이 일부 지역에서 공동보조를 맞추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촉발되면서 선거정국에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호남 및 충청지역에서는 「DJ」및 「JP」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반발로 영남지역 등에서는 맞바람이 일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선거초반 부산지역에서 나타났던 「반민자정서」,전북지역의 「반민주정서」등의 조짐을 제자리로 돌려놓기도 했다.

김이사장의 등권론은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심한 반발에 부딪쳐야 했다.이기택총재와 이부영부총재 등은 『손바닥 하나만 뒤집으면 지역할거주의와 같은 말』이라고 반박했다.노무현 부산시장후보는 『호남 충청 경북이 연합해 정권을 잡자는 또 하나의 지역주의』라고 비난했고,민주당 대전선거대책본부도 논쟁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지역등권론」시비는 세대교체 공방으로 이어졌다.선거중반 김영삼대통령은 미국 타임지와의 회견에서 『차기 대통령은 세대교체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김이사장과 자민련 김총재는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반대』라고 맞받아치면서 여야간에 치열한 입씨름이 계속됐다.

민자당은 『세대교체를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은 김총재』라고 자민련을 비난하는 한편 『스스로 선언한 은퇴약속을 뒤집어 세대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김이사장을 연일압박했다.

김이사장과 자민련의 김총재는 내각제 개헌에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그러나 민자당은 『호남과 충청지역을 지분으로 정치생명을 연장하겠다는 70대 두 노정객의 노욕』이라고 일축했다.

이러한 여야간의 다툼은 민주당의 조순 서울시장후보와 무소속의 박찬종후보의 전력문제를 놓고 치열한 비방전으로 이어졌다.먼저 민주당이 박찬종후보가 부산일보에 유신지지 기고문을 낸 사실을 폭로했다.

박후보측은 『인민공화국에 충성한 사람』이라며 조후보를 몰아세웠다.여기에 민자당도 가세,조후보의 전력을 연일 문제 삼자 민주당은 민자당의 박범진 대변인과 이신범 부대변인을 서울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강경대응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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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외교문서 변조 사건이 가세하면서 6·27 선거전은 상처투성이 상태로 결전의 날을 맞게 됐다.<지방자치 기획취재팀 박대출 기자>
1995-06-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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