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은 실익 택했다/현대중 무분규타결 의미

조합원은 실익 택했다/현대중 무분규타결 의미

이용호 기자 기자
입력 1995-06-17 00:00
수정 199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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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의 명분없는 연대투쟁에 쐐기/민노준 올 공동임투 전략 수정 불가피

해마다 악성 노사분규로 중병을 앓아오던 현대중공업 노사가 16일 임금협약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 69.8%라는 높은 지지율로 타결지음으로써 노조창립이후 첫 무분규타결이란 신기원을 이룩하게됐다.

이에따라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1백여 산하 노조의 동시파업을 유도하고 있는 민주노총준비위원회의 공동임투계획에 차질을 주는 것은 물론 현총련과 전국조선업종노조협의회 소속 각 사업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노동전문가들은 올해도 현대중공업의 노사협상은 예년처럼 파업 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민노준의 방침대로 장외 공동임투와 노동관계법에 금지된 제3자개입 등을 결의한데다 해고자 복직,의료 및 교육개혁 등 회사측이 수용하기 곤란한 사회개혁 등을 협상안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또 지난 달 12일 발생한 현대자동차 해고근로자의 분신기도사건으로 조업거부와 직장폐쇄에 이어 공권력이 투입되는 등 혼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막상 임금협상이 시작되자 노조측은 예상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집행부가 협상도 제대로 갖지 않고 쟁의발생신고를 결의하자 이에 불만을 가진 일부 노조원들이 무분규 타결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또 노조집행부가 주최하는 집회에 조합원들이 1천∼2천여명 정도만 참여하는 등 호응도도 적었고 쟁의예산 및 쟁의조직안 심의가 유보되는 등 노노갈등의 조짐까지 보였다.

회사측도 무분규시 격려금 1백% 지급 등 3백10%의 추가상여금을 보장하는 등 파격적인 임금인상안을 제시,협상분위기를 돋워갔다.

회사측은 특히 15일 교섭에서 협상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해고자 복직문제도 교섭타결뒤 2주일안에 협의해 처리한다는 안을 제시,집행부측에 명분을 제공했다.

결국 명분과 실리가 주어진 상태에서 조합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조집행부는 별다른 선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실은 협상이 끝난뒤 운재건 위원장의 「칼날이 서 있는 줄 알았는데 녹슬었더라」는 말에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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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노사간 임금협상의 타결은 해고자복직문제가 재론되는 선례를 남기긴 했지만 조합원의 권익과 어긋난 조합활동은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기 힘들며 무모한 연대투쟁은 노조의 투쟁력과 장악력을 저하시킨다는 평범한 교훈을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울산=이용호 기자>
1995-06-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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