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녀와 명기의 부조화(객석에서)

천재소녀와 명기의 부조화(객석에서)

함혜리 기자 기자
입력 1995-05-03 00:00
수정 1995-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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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하오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는 장한나특별초청 메세나음악회라는 타이틀의 행사가 열렸다.「천재소녀」 첼리스트 장한나양이 기업메세나협의회와 장한나후원회로부터 7억원짜리 첼로를 기증받는 자리였다.5억원을 희사한 동아그룹 최원석회장에게 장한나후원회가 감사패를,장양이 꽃다발을 각각 증정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날의 최대 관심사는 장한나양이 새 첼로로 어떤 연주를 들려주는가 였다.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천재와 명기의 만남」은 우려만을 안겨 주고 끝났다.

코리안심포니와 협연한 브루흐의 「콜니드라이」에서는 음이 고르지 않았으며 앙코르곡으로 연주한 브리튼의 「무반주 첼로조곡」 1번과 바하의 「무반주 첼로조곡」2번 프렐루드는 기교만 있을 뿐 감동을 자아내지 못했다.

「7억원짜리 첼로를 연주하는 신동」을 보러 온 대부분의 초대손님들에게는 음악적으로 미숙했던 이날의 연주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아직 악기에 익숙치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체구에 비해버거워 보이는 풀사이즈의 악기를 들고 허둥대는 12살 소녀의 모습은 안스럽기까지 했다.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에 끌려가는듯 했다.

장한나는 지금까지 줄리어드에서 대여해준 8분의 7 사이즈 「티에르」 첼로로 연주해 왔다.잡음이 많이 나는 편이고 줄이 쉽게 끊어지는 등 기량을 1백% 발휘하는데 어려움이 따랐지만 그런 장애가 있었기에 장한나의 연주력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천재소녀가 원한다고 해서 엄청난 가격의 첼로를 선뜻 마련해준 마음 좋은 어른들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좋은 악기를 갖고싶은 본인이나 그 부모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두가 너무 성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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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엄청나게 비싼 악기가 훌륭한 연주가가 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대부분의 음악인들은 체구에 아직 맞지도 않고 지나치게 비싼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장한나에게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촉망받던 장래를 그르치지 않을까 우려를 표했다.<함혜리 기자>
1995-05-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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