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에 세금 1,168억 감면 방침

대우에 세금 1,168억 감면 방침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1995-03-10 00:00
수정 199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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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은행빚 인수따라/정부,「산업합리화 계획」 수정

정부는 산업합리화업체인 경남기업을 인수한 대우그룹에 모두 1천1백68억원의 세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대우그룹에의 편법·특혜시비와 함께 무원칙한 산업합리화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대우그룹이 지난 86년에 결정된 산업합리화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세금감면이 불가능함에도 이 계획을 사후에 수정,감면을 위한 근거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일 산업정책심의회(의장 홍재형 경제부총리)를 열어 「경남기업 관련 산업합리화계획」을 수정,대우그룹이 올해와 내년에 낼 세금에서 모두 1천1백68억원을 깎아주기로 했다.이는 대우그룹이 작년 6월과 올 3월 두차례에 걸쳐 경남기업의 은행빚 1천6백17억원을 인수한데 따른 것이다.경남기업의 부채감소액을 이익금에 넣지 않는 방식으로 5백84억원,대우그룹의 부채증가액을 손비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5백84억원의 세금이 각각 감면된다.

대우그룹은 지난 86년9월 산업합리화조치에 따라 부실기업인 경남기업을 인수하면서 경남기업이 외환은행에 진 빚 5천7백74억원을 매년 2백31억원씩 25년간 균등분할 인수하는 조건으로 법인세 등을 감면받기로 했다.그러나 대우는 인수 첫해인 87년에만 2백31억원의 부채를 인수하고 88∼93년에는 경남기업의 재무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부채인수를 거부,합리화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뒤 경남기업의 경영이 호전되자 작년 6월과 올 3월에 각각 1천3백86억원과 2백31억원의 채무를 인수했으나 당초 합리화계획에 명시된 「균등분할 인수」가 아니어서 세금감면을 받을 수 없는 상태이다.<염주영 기자>

◎대우 1천억감세 특혜시비 안팎/「약속 뒤집기」 재벌 부도덕성 재현/자구노력 않고 위기땐 정부에 책임 떠넘겨

대우그룹이 경남기업인수와 관련해 세금을 소급해서 감면받게 되자 또다시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정부와 약속을 해놓고도 무책임하게 「나몰라」라고 버티며 시간을 벌다가 정부에 수습책임을 떠넘겨 사태를 모면하는 재벌의 전형적인 부도덕성을 드러내고 있다.

대우가 정부와의 약속을 깨뜨린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부실기업이었던 대우조선은 지난 89년8월 산업정책심의회에서 합리화대상으로 선정됐었다.대우그룹은 자구노력을 하는 대신 정부는 4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자구노력은 ▲제철화학,대우투자금융(현 동양투자금융),설악개발 등 5개 계열사 처분▲김우중회장이 보유한 대우증권주식 처분▲대우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서울역 앞의 대우빌딩 매각 등이었다.그러나 대우그룹은 90년9월까지 매각키로 한 대우빌딩을 팔지 않고 넘어갔다.당시 시가로 1천5백억원이나 되지만 입주보증금 등을 빼면 대우빌딩을 처분해도 90억원에 불과,자구노력에 별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와의 약속을 쉽사리 저버렸다.

대우중공업과 대우조선도 92년까지 합병하기로 돼 있었으나 이 역시 흐지부지하고 말았다.대우중공업 주주들의 반발을 내세운데다,당시 주식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자의적인 이유로 예정된 시기를 훌쩍 넘겨 버렸다.

대우조선과 대우중공업의 합병은 예정보다 2년이나 늦은 작년 10월에야 이뤄졌다.그 결과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김우중회장은 2천8백억원의 합병차익을 앉아서 챙겼다.비상장사인 대우조선의 주주들은 2조7천억원에 이르는 합병이익을 고스란히 누렸다.잇따른 「버티기작전」으로 실리를 톡톡히 챙긴 셈이다.

정부가 이번에 세금감면혜택을 주기로 한 것은 인수대상기업의 채무가 늦게 확정되는 등 대우의 요구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는 산업정책상의 판단인 것같다.또 일부에서는 지난 92년 대통령선거후에도 김우중 회장의 정치입문설이 꾸준히 나돌았으나 김회장이 최근 공식 부인했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그룹 기획조정실 폐지를 비롯한 선단식 경영지양 등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구조개편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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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하면서 이득을 챙겨온 대우가 이번 경남기업인수때도 비슷한 버티기 수법을 쓴 것은 재벌의 정직성에 깊은 회의를 던져주고 있다.<곽태헌 기자>
1995-03-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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