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을 생각하는 삶/석지명 청계사주지·철학박사(굄돌)

균형을 생각하는 삶/석지명 청계사주지·철학박사(굄돌)

석지명 기자 기자
입력 1995-02-12 00:00
수정 1995-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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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이가 감나무 밑에서 대변을 보았는데 그 대변이 있는 자리에 잘 익은 홍시 하나가 떨어졌다.

젊은이는 그 감을 주워들었다.대변이 묻기는 했지만 먹음직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본 마을의 어른이 그 젊은이를 꾸짖었다.가문이 좋은 집의 자손으로써 어찌 대변 속의 과일을 주워먹느냐는 것이었다.그러자 부끄러움을 느낀 젊은이는 먹으려고 집은 것이 아니고 깨끗이 씻어서 버리려고 했다고 둘러댔다.열반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저 젊은이와 다르다.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어떤가.

저 젊은이의 말과 너무도 유사한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첫째 우리는 탐욕이 가득한 세계에서 갖가지 형태의 몸싸움을 통해서 돈과 명예와 권력 등을 얻는다.화려하고 멋있고 웅장한 영화 한편을 찍을 때,그 이면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계산과 추함이 있다.

아무리 깨끗한 자리도 음모의 경쟁이 없이는 앉을 수가 없다.

둘째 우리는 그토록 애써서 얻은 것을 모두 버려야 할 운명의 처지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도 입술에서 목구멍까지 몇 ㎝를 통과하면 그것으로 끝이다.소화하고 배설하는 걱정만 남게 된다.

아무리 애써 모은 재산이나 귀하게 가꾸어 온 모도 100년을 넘기지 못하고 반드시 버려야만 하게 되어 있다.

주워서 버리는 연기가 우리일생의 전부라면 이처럼 나위주로 각박하게 매달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전체의 군형을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1995-02-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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