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자율화에 기대한다(사설)

대학자율화에 기대한다(사설)

입력 1994-12-09 00:00
수정 199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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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이 국제적인 수준의 고등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금의 열악한 교육여건들을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특히 세계화에 발맞춰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개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정부가 내년부터 대학정원·학사운영을 대학 스스로 정하도록 한 것도 같은 연유에서 나온 것이라 보아 환영한다.

정부의 이번 대학 자율화추진계획은 한마디로 획기적인 것이다.대학정원의 자율조정만 해도 지난 61년 군사정부 출범이래 30여년만에 부활된 것이다.졸업소요 학점이나 학기당 취득학점등 학사운영규정이 한꺼번에 폐지되기도 광복이래 초유의 일이다.가히 혁명적인 조치가 아닐수 없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통제되어온 대학운영이 이제부터는 대학의 자율과 자치에 맡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대학은 앞으로 건학이념이라든가 특성에 따라 국제경쟁력이 요청되는 세계화 추세에 부응하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특징 있는 인력양성에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게 됐다.매우 바람직스러운 변화의 바람이라고 본다.

물론 이런 것만으로 대학의 개혁이 일시에 모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대학 당국이 스스로 개혁할 일들도 많기 때문이다.자율화를 맞을 준비태세가 과연 몇개 대학이나 제대로 되어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강의실이나 교수의 확보율이라든지 실험실습시설의 확충문제등은 대학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들이다.

자율화의 부작용도 우려되지 않는 바 아니다.과거 대학의 설립이나 정원정책이 전혀 없던 시절 청강생의 과다 모집등 막심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던 전력이 있다.무분별한 증원으로 교육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폐단이 없으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국가인력수급 측면에서도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투자비용이 적게 드는 인문사회계의 편중증원 등의 염려인 것이다.그런 점에서 정원자율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대상 대학도 일정한 선정기준을 정한 것은 썩 잘한 일이다.아울러 대학에 신입생 선발권을 부여하는 문제도 시급히 개선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대학의 자율성이 커졌다는 것은 대학의 책임성도 커졌음을 의미한다.그만큼 대학 스스로가 경쟁력과 다양성을 키울 책무를 떠맡게 된 것이다.대학이 시대의 행보에 맞추어 나가지 못하면 대학간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가 없다.또 교육개방에 따른 외국대학의 국내 진입과 경쟁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무튼 이제 대학개혁의 시위는 당겨졌다.그것도 대학인이 원하던 자율화의 시대에 진입했다.대학은 자율권 신장에 장애가 됐던 대학행정 전반의 모든 걸림돌들을 깨끗이 치우고 자율권을 맞을 태세를 서둘러야 겠다.
1994-12-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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