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3사 치열한 싸움/중산층·대학생·직장인/「원하는 맛」 찾아라

맥주3사 치열한 싸움/중산층·대학생·직장인/「원하는 맛」 찾아라

김병헌 기자 기자
입력 1994-10-30 00:00
수정 199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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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한 활동층” 여론 형성 주도/연간 20% 소비… 신제품 승패 좌우

「트라이얼 시장을 잡아라」.요즘 맥주 3사가 「맛보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력을 쏟고 있다.

트라이얼 시장이란 새 제품이 나오면 남보다 먼저 마셔보는 사람들,즉 이노베이셔너(시음자)의 시장을 말한다.이들의 입맛이 곧 제품의 승패를 가름한다.그 위력은 이미 하이트 맥주 시판에서 입증됐다.신 제품의 경우 연간 소비량 중 20% 정도가 「맛보기 시장」의 수요라는 게 정설이다.

이노베이셔너들은 주로 왕성한 활동층으로 여론 형성에 영향이 크다.중산층이나 대학생·직장인이 주류다.이른바「말 발」이 센 사람들이다.

최근 맥주 3사가 서로 자신들의 제품이 「깨끗하다,부드럽다,신선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트라이얼 시장을 공략하기는 소주나 청량음료도 마찬가지다.두산이 올 초 그린소주를 내놓으며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의 직장인과 서울 강남의 주요 아파트에 물량공세를 펼쳤던 것이 그 예다.

하이트 아이스 카스 넥스 등 맥주회사들의 경쟁도 처음에는 트라이얼 시장에서 격돌한다.이노베이셔너들에게 「가장 괜찮은 맛」이 최후의 승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깨끗한 맛을 추구하는 「미국식 맥주」들이다.최근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깨끗한 맛의 미국식 맥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맥주는 일찌감치 하이트로 기선을 잡았다.최근 한국능률협회가 조사한 소비자 만족도에서 1위를 한 사실을 광고를 통해 계속 부각시키고 있다.

동양맥주와 진로는 이노베이셔너를 잡기 위해 깨끗한 맛 중에서도 차별화를 추구한다.동양맥주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을 찾아내는 전략을 구사했다.

전국 10만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음회를 갖고 그들이 요구하는 맛을 찾아냈다.이들이 바로 이노베이셔너들이다.동양맥주는 이들이 좋아하는 맛을 넥스에 담아 대세를 역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일본 맥주시장의 경우 지난 87년 드라이 제품의 선풍이 일며 기린·삿포로·아사히 등 맥주 3사가 경쟁에 나섰다.이 경쟁에서 맛보기 시장 선점에 주력했던 아사히의 점유율은 86년 10%에서 89년 25%까지 늘어나 만년 3위에서 2위로 올랐다.

트라이얼 시장의 성과가 3년 만에 전체 시장으로 이어진 것이다.삿포로는 3위로 밀려나고 66년 이후 50% 선을 지켜온 기린의 점유율은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좋은 맥주는 양조 기술과 관련된 것이지,특정한 맛을 최고의 맛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맥주 맛은 크게 「꽉 차는 맛」 「깨끗한 맛」으로 나뉜다.꽉 차는 맛과 부드러운 맛으로 분류하기도 한다.맛을 결정하는 효모만 무려 1천3백가지나 된다.

따라서 최근 3사의 맥주 맛 경쟁은 소비자의 입맛을 좇아가는 한 때의 유행인 셈이다.소비자의 욕구는 늘 변한다.물론 맥주 3사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김병헌기자>
1994-10-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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