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노인질환 막아준다” “아니다” 논쟁

흡연/“노인질환 막아준다” “아니다” 논쟁

입력 1994-10-21 00:00
수정 199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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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파킨슨씨병 발생 억제/인삼연초연/동물 실험은 사람과 큰차이/의학계

『흡연이 노망을 막아준다?』

치매나 파킨슨씨병등 이른바 신경성노인질환에 대한 흡연의 예방효과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다.

때아닌 이 「흡연 시비론」은 한국인삼연초연구원 화학부 이동욱박사팀이 최근 「흡연과 신경성노인질환과의 상관성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담배를 피우면 치매나 파킨슨씨병의 발생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 결과 입증했다』고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이박사팀은 우선 생쥐에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스크라피 바이러스」를 주입하고 나서 매일 담배 15개비를 태워 얻은 연기에 10분씩 노출시킨 쥐(흡연군)와 그렇지 않은 쥐(비흡연군)를 8개월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선 생리학적 변화면에서 흡연군의 경우 체중감소율및 자연치사율이 2배 남짓 줄었으며 치매를 촉발하는 신경세포 「글라이얼」역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흡연군에서는 또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라토닌 함량의 감소현상이 효과적으로 억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흡연이 어떤 작용을 통해 그같은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치매나 파킨슨씨병등의 진단법과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에 대한 의학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냉담할 뿐이다.

노인성 치매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교수는 『흡연과 신경성노인질환과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 결과는 천차만별로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흡연이 노인성 치매등에 효과가 있다는 점만 부각될 경우 자칫 국민들의 건강의식이 오도될수 있음을 경고했다.

서교수는 특히 『이박사팀이 생쥐에 치매를 유발하기 위해 주입한 스크라피바이러스는 짐승 치매와 관련된 인자로서 사람에게 많이 생기는 알츠하이머나 혈관성치매와는 큰 연관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번 연구의 방법론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노령인구의 증가로 노인성치매가 큰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나온 이번 한국인삼연구원측의 연구 결과는 「흡연 무익론」과 「흡연 무해론」사이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어 나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박건승기자>
1994-10-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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