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보혁 암투… 정정 불안

멕시코 보혁 암투… 정정 불안

유상덕 기자 기자
입력 1994-10-08 00:00
수정 199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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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마약조직 손잡고 개혁저지 나서/혁명당 간부 피살… 주식 등 경제에 한파

지난달 28일 멕시코시티에서 발생한 프란시스코 루이즈 마시에유 제도혁명당(PRI)사무총장(48) 암살사건 배후에 멕시코의 개혁을 저지하려는 멕시코 마약조직들이 개입돼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 멕시코국민들을 불안속으로 몰아넣는 한편 안정을 찾아가던 정정도 다시 혼란속으로 빠트리고 있다.

이같은 징후들은 마시에유사무총장 암살범으로 체포된 다니엘 아귈라르(29)에게 돈을 주고 암살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진 페르난도 로드리게스가 『멕시코의 개혁을 지지하는 자들은 죽어야 한다.이미 살해대상에 오른 주요인물들의 명단을 만들어 놓았다』라고 말했다는 호르헤 로드리게스(페르난도의 동생으로 이번 사건과 연루돼 이미 체포돼 있음)의 말에서부터 밝혀지기 시작했다.

멕시코의 집권당 PRI의 제2인자인 마시에유총장은 아직까지도 후진적인 정치·경제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멕시코를 개혁하려는 중심인물로 지난 8월 하원의원선거가 끝나자 곧바로 집권당내부개혁에 앞장서 왔다.

이같은 마시에유총장이 암살된데 대해 멕시코내에서는 강력하게 추진되는 집권당의 개혁정책에 기득권을 잃을 것을 두려워한 보수세력들이 역시 개혁정책으로 입지가 빼앗기고 있는 마약조직과 손잡고 반격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제도혁명당의 대통령후보 루이스 도날도 콜로시오가 멕시코 북부 티화나에서 유세를 마친 뒤 피격당해 사망한지 6개월만에 2번째로 발생한 정치적 사건.이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불안은 주식시세의 폭락,외환시장에서의 페소화(멕시코화폐) 환율절상 등으로 나타났다.무역·금융 등을 비롯한 멕시코경제전반이 이번 사건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권당내의 주류와 비주류간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당을 재결속시키려는 제디요 대통령당선자의 노력도 마시에유 암살로 인해 일대 타격을 입게 됐다.마시에유는 그래도 당내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인물로 그를 통해 보수주의자들의 반발을 무마하면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마르시유총장의 암살배후는 멕시코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진척되면서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저격범 아귈라르는 암살 전 마누엘 무노스 로차의원(제도혁명당)의 개인비서로 활동하고 있는 페르난도 로드리게스로부터 5만페소(1백20만원)를 받고 일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검찰은 또 제도혁명당원인 페르난도 로드리게스가 멕시코 최대의 마약조직과 연결돼 있는 전직 석유노조위원장 호아킨 헤르난데즈 갈리시아와 공모한 마누엘 무노스 로차의원의 지시에 따라 이번 암살사건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것과는 관계없이 개혁이 완결되지 않은 멕시코의 정치적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유상덕기자>
1994-10-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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