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따라 오르는 전세값/임대차보호법 “이름뿐”

철따라 오르는 전세값/임대차보호법 “이름뿐”

입력 1994-08-27 00:00
수정 1994-08-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울 올 5.3% 올라/「연5%이상 금지」 법 안지켜/“강제조항 없어 주인 멋대로 올려”/서민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별실효가 없다.세입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마련됐으나 제대로 구실을 못한다.

지키지 않을 경우 강제규정이 없어 집주인이 전세금을 크게 올려도 세입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그 요구에 응하거나 다른 집으로 이사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 법은 주택임대차의 경우 계약기간을 최소 2년으로 하고,전세금도 1년에 5%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전세값이 비수기인 여름철에 이례적으로 꿈틀거리고,본격적인 이사철인 가을에 접어들면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여 세입자들의 걱정이 커질 것 같다.

김모씨(31·회사원·서울 상계동)는 지난해 4월 상계동 H아파트에 전세금 5천5백만원에 계약을 했으나 1년만에 주인이 1천만원을 올려주지 않으면 비워달라고 요구하자 어쩔 수 없이 2백만원을 보태 인근 연립주택으로 이사했다.김씨는 임대계약을 2년까지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집주인과 부동산업자가 그 제도는 이제유명무실하다고 말했다며 불평했다.

부동산업자 중에는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입주자가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이사횟수가 많을수록 중개료를 챙길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고 액수도 전세가가 오를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임대기간을 2년으로 할 것을 요구하는 손님이 있지만 집주인들이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하기 때문에 거래가 어렵다는 것이다.한국부동산뱅크의 관계자는 『임대차보호법이 제대로 지켜지면 세입자가 자주 이사하는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며 이 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행정당국의 단속활동과 실질적인 보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설부는 올들어 전세값이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꾸준히 올라 7월말까지 전국적으로 평균 2.6%가 올랐다고 밝혔다.소형아파트가 많은 서울 노원구 상·하계동의 경우 전세값이 매매가의 60∼70%수준이다.

전세값은 단독주택보다 중산층용 아파트가 크게 상승해 서울의 경우 지난 연말에 비해 5.3% 올랐다.그러나 매매가는 안정세를 보여올들어 7월까지 0.3% 내렸다.

건설부는 최근의 전세값 상승이 이사철을 앞둔 계절적 수요에 재개발 및 재건축으로 인한 기존주택의 철거민과 신도시 입주대기자 등이 겹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공급이 충분하므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채수인기자>
1994-08-27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