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이세스/영상산업 참여 박차/미·불사와 잇단 계약

삼성 나이세스/영상산업 참여 박차/미·불사와 잇단 계약

입력 1994-08-16 00:00
수정 1994-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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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 수입 차등” 우려/“수익성 높은 외화 유통부문에 관심”/우리영화 제작·투자엔 소홀 비판도

삼성그룹이 영상 산업 참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 제작 보다는 외국 영상물 확보를 통한 유통 부문의 수익성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삼성 나이세스는 최근 ▲다큐멘터리 한국영화 1백년 제작 ▲오페라 영화 나비 부인 한불 합작 합의 ▲미국 캐롤코사와 영상물 제작 및 보급 기본계약 체결 등 굵직 굵직한 사안을 발표했다.나이세스는 지난 8월초에도 오는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서울단편영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었다.

나이세스에 따르면 「한국 영화 1백년」 제작은 영국영화협회가 세계 12개국의 유명 감독들에게 자국의 영화사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출품해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요청은 영국영화협회가 오는 95년 영화 탄생 1백주년을 맞아 12개국의 작품을 모아 개최키로 한 「세계영화 1백년」 행사의 하나로,이 행사가 끝나면 참가 국가는 20년동안 각 국 작품의 국내 판권을 소유하게 된다.

자국 영화사를 제작할 감독은 미국 마틴 스콜세지,프랑스 장 뤽 고다르,이탈리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폴란드 크지쉬토프 키에슬롭스키,일본 나기사 오시마,중국 수 케이 등 유명 감독들이다.우리나라에서는 장선우감독이 선임돼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나비부인」은 프랑스 영화사 에라토 필름 및 이데알 오디앙스와 영화화하기로 합의했다.나이세스측은 모두 5백만 달러가 소요될 이 영화의 제작에 8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이에따라 나이세스는 국내 극장 상영,비디오,음반,CATV,TV 등 모든 판권은 물론 홍콩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6개국의 극장,TV,이벤트 판권을 보유하게 된다.9월부터 중국 상해 남부에서 촬영을 시작,내년 5월 제작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나이세스측은 또 미국의 캐롤코사와 영상 제작및 보급 협력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양질의 영상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캐롤코사는 「클리프 행어」 「원초적 본능」 「터미네이터2」 「람보 시리즈」 등을 제작한 메이저급 영화사다.따라서 구체적인 계약이 체결되면 캐롤코사의 영화를 국내 직접 배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미국 직배영화사에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비판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비판론은 대체로 이들 모두가 한국영화 제작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영상물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데에 모아지고 있다.

즉,우리 영상문화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실정임에도,기업의 속성상 수익성이 높은 외국 영상물의 국내 유통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이다.또 삼성물산이 명보 플라자의 2개관을 임대한 것도 그같은 움직임의 하나로 보기도 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CATV의 영상물 공급업자로 선정된 삼성그룹이 영상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잘 안다』면서 『그러나 국내 영화업계에 대기업의 자본이 유입되지 않으면 멀지 않아 국제 경쟁력을 상실,우리 영상문화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황진선기자>
1994-08-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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