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로 백악관을 읽는다(청와대)

「인터네트」로 백악관을 읽는다(청와대)

김영만 기자 기자
입력 1994-08-13 00:00
수정 1994-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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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디 마이어스 백악관대변인이 지난달 21일 백악관출입기자들과 엉뚱한 논쟁을 벌였다.

기자=공보실을 2층으로 옮긴다는데 우리는 어떤 식으로 공보실에 접근할 수 있는가.

마이어스=우리는 될 수 있는대로 여러분을 공보실로부터 멀리 하려고 노력한다.그러나 이런 우리의 바람은 희망적이지 않다.어느 방문이 열려 있을지 모르겠다.

기자=확실하게 해달라.그냥 창문으로 들어가야 하나.

마이어스=창문은 열려 있겠지만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자=2층에 소다머신은 설치하나.가격을 올리려는 것은 아닌가.

마이어스=소다머신이 그렇게 중요한가.여러분이 가격에 이의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공보실 직원들에게 로비를 해야할 것이다.

이처럼 싱거운 설전이 있은지 30분 뒤.주돈식청와대대변인은 기자실에 나타나 『창문을 통해 공보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여러분은 행복하다』고 청와대출입기자들에게 농을 건넸다.

청와대 공보비서실에 지난달 20일 국제정보전산망 「인터네트」가 들어왔다.공보업무의 국제화 차원에서 달마다 회선료 10만원씩을 내기로 하고 외신담당비서관 방에 설치된 것이다.이미 갖춰져 있던 486컴퓨터에 연결돼 「인터네트」에 들어 있는 국제시사·경제 정보를 청와대에 전해 주고 있다.청와대가 「인터네트」에 가입한 것은 백악관의 움직임에 관심이 있어서다.

클린턴의 백악관입주는 젊은 컴퓨터세대의 백악관 대량 이주를 불렀다.스테파노 폴로스 공보보좌관등이 주축이 된 이들 컴퓨터세대들은 백악관의 보도자료와 움직임을 「인터네트」에 입력시키기 시작했다.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금기시 되고 있는 클린턴대통령의 일정에 대한 사전예고도 포함돼 있었다.

백악관의 보도자료와 일문일답,클린턴대통령의 일정에 관한 자료들은 미국 텍사스대의 중앙컴퓨터 설비관리소에서 입력하고 있다.백악관과 국무부의 브리핑내용은 브리핑과 함께 문자화돼 「인터네트」에 입력된다.청와대가 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브리핑으로부터 빠르면 30분이내거나 늦어도 1시간가량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백악관이나 국무부가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는 우리대통령의 생각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청와대가 한국전산원을 통해 받아보던 「인터네트」의 자료를 직접 챙기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현재 정부기관에서 「인터네트」를 직접 보고 있는 곳은 청와대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세계의 기상정보에서 시작해 시사,각 정부기관의 주요 자료,예산안집행 자료,국회도서관 자료들이 「인터네트」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지난 11일 아침 국내의 한 방송사는 미국무부대변인이 뉴욕타임스지의 사설「한국 공권력 남용」에 대해 특별성명을 발표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청와대는 잠시후 「국무부가 적극적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질문이 있을때 논평하기 위해 준비했던 자료를 한국기자의 요청에 따라 제공한 것」이 실체임을 파악했다.「인터네트 서비스」를 통해서였다.정확한 정보의 적시획득은 국제관계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미국은 최근들어 클린턴대통령의 일정예고를 중단했다.청와대가 파악한 중단 이유는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때문이었다.청와대본관의 집무실 책상위에 놓여지던클린턴대통령의 일정표도 따라서 중단되고 있다.

청와대는 장기적으로 청와대의 브리핑 내용도 「인터네트」에 입력시켜 국제정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대통령의 예상대로라면 한국은 올해 세계10대 교역국이 된다.「인터네트」가 청와대의 브리핑을 중요정보로 취급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김영만기자>
1994-08-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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