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에 대한 대학의 관심(사설)

농어촌에 대한 대학의 관심(사설)

입력 1994-07-08 00:00
수정 199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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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소외된 지역인 농어촌에 최근 일부 대학들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연세대학교가 농어촌 고교학생들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등의 입시제도 개혁안을 내놓은데 이어 한양대학교가 농어촌 출신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농어촌봉사활동을 학점에 반영한다는 내용의 농어촌 학생지원사업을 올해 2학기부터 실시하기로 한것은 대학의 역할과 사회적 기능을 긍정적으로 확대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대학의 전통적인 역할과 기능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배출하는 것이다.연세대와 한양대는 이에 덧붙여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대응하여 우리 사회를 안정적이고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떠맡고 나선 셈이다.도농발전의 불균형속에서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로 더욱 큰 어려움에 직면한 농어촌 학생들에게 대학의 문을 활짝 열어주고 학비를 지원하는것은 농어촌학생 당사자뿐만 아니라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가 허용하지 않고있는 연세대의 입시제도 개혁안은 빨리 현실화되어야 할것이다.농어촌 학생들은 열악한 교육환경때문에 능력개발이 늦지만 오히려 성장잠재력과 강인한 정신을 지녀 대학교육의 효과가 서울학생보다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교육현장의 일반론이다.

한양대의 농어촌봉사활동 학점 인정은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신선한 발상으로 기대를 갖게 한다.80년대 중반이후 운동권학생들의 농민의식화작업으로 변질된 농활에 대해 교육부와 대학당국이 한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방학중 10일동안 기술봉사·의료봉사·교육봉사·생활봉사·근로봉사등 5개의 농활팀을 구성하여 교수 지도아래 농기구·가전제품 수리,농어촌 초중고생의 학업부진 과목 보충교육,탁아소 운영,농로확장,퇴비증산,환경개선,내과·치과의료봉사등의 활동을 펼치고 이에 참여한 학생에게 1학점을 부여한다는 것이 한양대의 농활계획이다.다른 학점과의 균형문제등이 거론될 수는 있겠으나 전인교육의 차원에서 바람직한 계획이라고 우리는 본다.

농활은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돕는 일일뿐만 아니라 희생과 봉사정신,인내력과 의지를 배움으로써 스스로의 성숙을 도모하는 인격수련의 장이기도 하다.따라서 극도의 이기주의로 삭막해진 우리 사회에서 나약한 젊은이들을 미래의 일꾼으로 키우는 적합한 제도가 될수 있다.외국에서는 봉사활동 점수가 상급학교 진학이나 공직진출및 취업에 제도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형편이다.기왕의 농활이 지녔던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이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 우리도 봉사점수를 활용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가꿀 수 있을것이다.
1994-07-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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