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밝기(외언내언)

다리밝기(외언내언)

입력 1994-02-22 00:00
수정 1994-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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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은 정월 대보름을 가장 흥겹게 지냈다.농경민족에게는 정월과 대보름이 가장 신성한 때이므로 정월 한달안에 민속놀이의 3분의2가 집중되다시피 한것이다.정월놀이의 대부분이 대보름놀이로 우리 민속놀이의 거의 절반이 대보름에 행해졌다.

그 대보름 놀이중 대표적인 것으로 지신밟기·돌싸움(석전)과 함께 다리밟기(답교놀이)가 꼽힌다.다리밟기는 정월 보름에 자기 나이대로 다리(교)를 밟거나 열 두 다리를 밟아 지나가면 그 해에는 다리(각)에 병이 나지 않고 모든 재앙을 물리칠 뿐만 아니라 복을 불러들인다는 믿음에서 나온것.사람의 다리와 건너는 다리의 발음이 같은데서 생긴 속신적 놀이다.

이수광의 「지봉류설」에 의하면 고려때 시작돼 조선조에는 남녀가 쌍쌍이 짝을 지어 밤새도록 다녀 거리가 혼잡해서 보름날 여자들의 다리밟기가 금지될 정도였다.그래서 여자들은 보름 다음날 다리밟기를 했고 일부 양반들은 번잡을 피해 보름 전날 다리밟기를 하여 이것을 속칭 「양반다리밟기」라 했다.

당시의 다리밟기 모습을 조선조의 가사「만언사」(안조환작)는 정감있게 전하고 있다.<춘정월 십오야 상원야 밝은 달에/장안시상 열두다리 다리마다 바람불어/옥호금준은 다리다리 배반이요/적성가곡은 다리다리 풍류로다//웃다리 아래다리 석은다리 헛다리/철물다리 팔자다리 두다리 돌아들어/중촌을 올라 광교다리 굽은다리 수표다리/동대문안 첫다리며 서대문안 학다리요/남대문안 수각다리 모든다리 밟는다리…>

올해 대보름(24일)에 이 다리밟기가 서울정도 6백년 행사의 하나로 원효대교에서 재현된다 한다.전국적으로는 1937년까지 행해졌다는 기록(최상수저 「한국민속놀이연구」)이 있지만 서울에서의 답교놀이는 을축년 대홍수 다음해인 1926년 정월 석촌동에서 열린것을 마지막으로 맥이 끊겼다가 이번에 처음 재현되는 것이라고 서울시는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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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는 다를 대보름밤을 기다려 볼 일이다.
1994-0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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