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투전판 돼선 안된다(사설)

증시가 투전판 돼선 안된다(사설)

입력 1994-02-05 00:00
수정 199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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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이 지나치게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시중의 돈이 앞을 다투어 증시로 쏠리고 주식 값이 가파른 수직상승의 모습을 보이는 등 「돈 놓고 돈 먹기식」의 머니 게임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가계 기업은 물론 은행같은 공익성 금융기관까지도 동원가능한 여유자금은 한 푼이라도 더 많이 증시에 쏟아넣어 차익을 얻는 재테크의 재미를 즐기고 있는게 오늘의 우리 증시 상황이다.

증시의 이상과열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수 없는 것은 실물경제의 회복수준과는 너무 동떨어지게 단기급등현상을 보이는 주가가 결국은 스스로 거품을 걷어내면서 급락할것이기 때문이다.이같은 증시붕괴는 선의의 일반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됨은 물론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는 시중의 풍성한 여유자금이 부동산등에 대한 환물투기를 일으키게 함으로써 악성 인플레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큰 것이다.더욱이 요즘의 경기 회복세는 물가상승을 동반하는 불안한 측면이 강한데다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날 정도로 두드러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중의 여유있는 뭉칫돈들이 더이상 투기나 과소비를 노려서 부동화하지 못하게끔 당국은 보다 적극적인 통화환수에 나설 것을 촉구하지 않을수 없다

돈 줄을 조일 경우 현재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시중금리가 크게 올라서 기업에 부담을 주고 경기회복을 저해할 것이란 견해도 있지만 시중 여유자금이 산업자금화하지 않고 투기성을 띨 때에는 통화환수에 의한 것보다 더 긴박한 인플레심리를 심어주고 금리도 더 뛸 것이란 점에 당국은 깊이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 자본시장 개방확대및 국제수지흑자전망등 해외부문의 통화 증발요인으로 시중 돈은 계속 늘어날 추세에 있기 때문에 정부측에선 방만함이 없는 재정운용과 기업 가계를 대상으로 한 총수요관리를 통해 시중의 돈이 적정수준을 유지토록 힘써야 할 것이다.통화가 알맞게 공급돼야 실물경제도 필요이상으로 과열되거나 거품을 일으키지 않고 견실하게 성장할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우리는 증시가 지난 89년의 파행을 거듭하도록 좌시할수는 없다.그때에도 적잖은 투자자들이 대출을 받거나 농민의 경우농토를 팔아서 증시로 향했고 그리고는 주가폭락의 격심한 충격을 맛보았다.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그러나 실물경제의 움직임과 전혀 다르게 주가가 춤추는 투전판의 결과가 우리 경제 사회에 주는 해악은 쉽게 지나쳐 버릴수 없는 것이다.특히 기업들이 제조업 설비투자나 기술혁신등에 돈을 쓰지 않고 증시에 매달려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리 산업활동의 경쟁력강화에도 도움을 주지 못함을 강조한다.

1994-02-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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