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 들이는 「연희동 화해」/오늘 전씨 생일 상봉도 불발

뜸 들이는 「연희동 화해」/오늘 전씨 생일 상봉도 불발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4-01-18 00:00
수정 1994-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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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선물만 보내고 성묘차 지방행/물밑접촉설… 새달초쯤 성사 가능성

18일은 전두환전대통령의 64회 생일.전전대통령측은 『연희동집의 문을 활짝 열고 하례객을 맞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전전대통령과 단독으로 만나려고 그렇게 노력하던 노태우전대통령은 하루전인 17일 고향인 대구로 내려갔다.

그동안의 사정을 잘 모르면 좀 이상하게 보일 일이다.전·노 두 전직대통령의 요즘 처신을 보면 마치 부부싸움을 크게 벌인 뒤 화해하기에 앞서 서로 뜸을 들이는 모습으로 비친다.

노전대통령이 대구행을 택한 것은 화해를 포기한 때문이 아니다.전전대통령의 생일날 불쑥 찾아갈 수도 있으나 자칫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전전대통령의 기분을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그렇다고 지척에 있으면서 생일을 모른척 하는 것도 40년 지기로서 할 일이 못된다.결국 대구에 성묘가는 일정을 잡음으로써 전전대통령과의 미묘한 관계에 대한 뭇사람들의 눈길을 피하려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전대통령 쪽에서 이처럼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연말연초세차례에 걸친 공식·비공식방문 제의에 전전대통령 쪽에서 일체 응답을 않았기 때문이다.

첫번째는 지난달 30일.불시방문을 계획하고 그 직전 전전대통령의 뜻을 물었으나 반응이 없어 포기했다.

두번째는 지난 10일 전·현직 대통령 4인의 청와대회동 직전 정해창전청와대비서실장을 내세워 다시 회동의사를 타진했으나 역시 불발되었다.

청와대회동 뒤에도 비공식 경로를 통해 방문 혹은 제3의 장소에서의 회동가능성을 짚어 보았지만 아직 흔쾌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전대통령 쪽의 주장은 별로 변함이 없다.『노전대통령의 「6공」이 「5공」을 청산대상으로 삼은데 대해 사과하라』는 것이다.상황을 전·노 두사람 사이의 인간적 갈등을 해소하는 것으로만 보는 노전대통령 쪽과는 상당한 시각차가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같은 시각차도 적당한 선에서 조율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노전대통령이 전전대통령을 방문,인간적인 면 뿐만 아니라 공화국 차원에서의 유감을 표명하는 절충안이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노전대통령은 17일 윤석천비서관을 전전대통령에게 보내 난과 샴페인등 생일선물을 전했다.노전대통령은 대구와 경주에서 주말까지 머물면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두사람의 회동을 모색할 것이다.

협의가 잘 된다면 내달초쯤 노전대통령이 최규하전대통령에 이어 전전대통령을 찾는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이어 전전대통령도 노전대통령의 자택을 답방하면서 두 전직대통령 사이의 기나긴 「부부싸움」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이목희기자>
1994-01-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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