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주민/“개방파고 이기자” 약초심어 고소득(현장탐방)

섬주민/“개방파고 이기자” 약초심어 고소득(현장탐방)

김학준 기자 기자
입력 1993-12-31 00:00
수정 1993-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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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조건 활용”… 옹진군민들의 슬기/백령도는 두충·연평도는 천궁 집중재배/3백평에 순수익 연5백만원… 쌀의 5배/“수송·저장 편하다”… 88년부터 10여종 1천여농가서 길러

군 전체가 섬으로 이루어진 경기도 옹진군의 주민들은 요즘 각 섬의 지리적 특성에 맞는 한약재를 재배해 높은 수익을 올림으로써 농산물 개방바람의 예봉을 피해가고 있다.

진통·강장효과가 뛰어난 두충은 덕적·백령도에서 집중재배되고 청혈·진정효과가 있는 천궁은 연평도에서,더덕으로 널리 알려진 사삼은 자월도에서 재배되는등 거의 모든 섬에서 10여종에 달하는 약초가 재배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약초는 한약재 원료로 비싸게 팔려 재배면적 3백평당 순수익이 연간 2백만∼5백만원에 달하고 있다.이는 벼농사에 비해 단위면적당 수익성이 5배 이상 높은 것이다.

옹진군 섬주민들이 약초재배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기존의 벼농사와 어업이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

섬의 특성상 관개시설이 부족하고 경지정리가 제대로 안돼 전근대적 영농형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상태에서 벼농사와 일반적인 밭농사로 수익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또한 수년전부터 어자원이 고갈돼 눈에 띄게 어획량이 줄어드는데다 수입개방에 대한 논의가 날로 깊어가는 상황은 주민들에게 새로운 선택을 요구했다.

이로인해 육지에서 오래전부터 행해지던 채소 등의 특용작물 재배에 눈을 돌렸지만 육지로의 수송과정에서 쉽게 부패하는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랐다.수송비관계로 생산비가 많이 드는데도 판매수입은 오히려 적어 애당초 육지농업과 경쟁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저장및 수송부담이 없고 자본집약적 작목으로 평가돼 선택된 것이 바로 집산화를 통한 약초재배였다.

약초는 부피가 적고 무게가 가벼운데 비해 값이 비쌀 뿐아니라 말려서 반출하면 저장및 수송에 따른 제반문제도 해결되는 이점이 있다.

또 한약재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해양성기후에서 잘 자라 일교차가 완만하고 혹서·혹한이 없는데다 오염되지 않은 비옥한 토양이 있는 섬으로서는 재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 탓인지 옹진군에서 생산되는 한약재는국내외시장에서 중국·일본산보다 월등히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근래들어서는 거의 모든 제약회사들이 생약을 성분으로 한 의약품개발 경쟁을 벌여 수요가 급증,약초재배가 고소득농업으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군농촌지도소에 의해약초전문재배가 추진된이래 지금은 1천여농가에서 1백50㏊에 달하는 약초를 재배하고 있다.

약초재배에는 원래 전문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처음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그러나 군 농촌지도소에서 각종 기술교육과 현지지도를 펼치는데다 주민들도 옛날부터 소규모로 경작해오던 지식이 있어 난관을 이겨낼 수 있었다.

군농촌지도소 노승창소장은 『약초는 일반농사와 병행해서 적은 면적에 경작해도 연간 4백만∼5백만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특작농업』이라면서 『개방시대를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지리적·풍토적 여건을 최대한 살린 특작물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학준기자>
1993-12-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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