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대통령권한 “신독재” 논란 소지/러 신헌법안 내용과 문제점

막강한 대통령권한 “신독재” 논란 소지/러 신헌법안 내용과 문제점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3-11-11 00:00
수정 1993-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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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통치 청산,구소체제와 완전 결별/자치공 주권 빠져 새달 투표결과 주목

지난 2년간 러시아정국을 극도의 혼란과 무정형으로 몰아간 가장 큰 원인중 하나는 외형상 공산주의체제를 청산하고서도 제도적으로는 브레즈네프시절의 공산주의 헌법을 유지한 이율배반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9일 공표된 신헌법안이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될 경우 러시아는 명실상부한 민주국가로서의 토대를 마련하는 셈이 된다.

1부,본문 9조 1백37항과 2부,「과도기를 위한 부칙」으로 구성된 신헌법안은 ▲토지를 포함한 모든 재산의 사유화와 시장경제체제보장 ▲소비에트(의회)통치를 청산하고 행정권력(대통령)의 대의회우위 등 구체제와의 결별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헌법안은 의회의 무력화에 집착한 나머지 대통령 1인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집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있다.개인의 권리,자유보장 등은 높이 평가될 만하지만 민주주의의 요체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크게 퇴색됐다.대통령에게 총리,각료 지명권이 주어진 것은 물론 중앙은행총재·검찰총장·헌법재판소장·대법원장 지명도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규정했다.대통령의 총리지명을 의회(하원)가 세차례 부결시킬 경우 의회는 자동해산되고 총리지명은 확정된다.반면 의회의 대통령탄핵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수차례 거치고 의회재적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된다.의회가 대통령의 제반결정사항을 부결하는데도 재적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신헌법안의 또다른 특징은 지방정부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중앙통치체제를 강화한 점이다.지난해 지방정부 대표들과 합의,신헌법안에 포함시키기로 한 연방조약은 제외됐다.지방공화국들이 지금껏 누려왔던 제한적인 주권에 대해서마저 아무런 언급이 없다.자치공화국들은 어디까지나 연방구성원이지 주권국가가 아님을 분명히하고 있다.이와함께 옐친대통령은 9일 최근 스베르들로프스크자치지역의 공화국선포를 불법무효라고 규정짓고 독립공화국 선포와 함께 선거불참을 선언한 체첸공화국에 대해서도 이의 번복을 촉구하는 등 지방에 대한 강경대응에 착수한 인상이다.

특히 논란의 소지가 큰 것은 과도기를 위한 부칙조항.원래 4년인 국회의원의 임기를 초대국회에 한해 2년으로 줄이고 대통령의 임기도 4년중임인 것을 현대통령에 한해 임기보장을 규정,옐친대통령이 96년까지 5년의 임기를 마치도록 명시했다.부칙조항은 지난달초 의회강제해산 이후 옐친대통령이 자의로 만들어 넣은 것이다.

신헌법은 국민투표라는 절차를 거치지만 옐친대통령 혼자서 만들어 혼자서 확정짓는 것이라 할 수 있다.구의회와 그동안 벌인 절충은 모두 원점으로 되돌렸다.채택과정에도 의회,지방정부의 발언권은 완전배제됐다.일부에서는 이런 점들을 들어 신헌법이 결국 옐친대통령 1인을 위한 한시적인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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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1-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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