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기자가 누린 특전(청와대)

불교방송기자가 누린 특전(청와대)

김영일 기자 기자
입력 1993-11-06 00:00
수정 199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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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청와대경내의 대부분이 공개되고 있다.예외가 있다면 대통령가족이 사는 관저와 뒷산의 경호시설 정도다.고도의 보안을 요하는 시설이거나 보호되어야 할 프라이버시가 있는 건물들이다.

이번주 들어 이 비공개지역의 일부가 청와대를 출입하는 70여 기자중 단 한명에게만 공개가 돼 화제를 뿌렸다.불교방송의 출입기자만이 경호실 안전요원의 안내로 청와대 뒷산을 살펴볼 수 있는 특전을 받았다.불교방송기자는 서울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배기에서 오래된 돌 불상 하나가 정중하게 모셔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동안 불교계 쪽 사람들을 술렁이게 한 사건은 청와대측의 이런 적극적인 공개확인을 통해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얼마전부터 시중에는 청와대가 경내에 있던 문화재급 불상을 자리를 옮기고 아무렇게나 대접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는 일부 주간지에 보도되는 과정을 거쳐 확산됐다.이야기는 당연히 불교계로 흘러들어갔다.불교계의 여러 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하기에 이르렀고,청와대에 진위확인을 요구해오면서 사건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청와대에는 불교방송기자가 확인한대로 불상이 실제로 있다.또 이 불상은 자리를 한번 옮겨 앉은 적이 있었다.89년 독실한 불교신자인 노태우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의 일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이 사실이 와전되고 지금 대통령의 종교와 연관되면서 「사건화」된 것 같다.

청와대에 불상이 들어오게 된 것은 일제 강점때의 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데라우치 조선총독은 경주 남산에서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불상 하나를 가져다 뒷산에 모셨다.데라우치총독은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져 있고,문화재에 대한 안목도 꽤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높이는 1m10㎝ 정도.부처가 가부좌를 틀고 앉은 좌불이다.불상은 이후 청와대 재산목록으로 기록되면서 서울시 지방문화재로 지정이 됐다.

불상은 88년까지 처음 모셔진대로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불상이 있던 자리에 89년 새로운 건물이 기공됐다.이때 불상은 본래 있던 자리에서 1백m쯤 더 올라간 자리로 옮겨지게 된다.어떤 의식을 갖고 이를 옮겼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옆을 돌아 오르는 산책길 옆에 불상은 자리잡고 있다.어떤 절에 있는 불상 못지않게 잘 모셔져 있다.

불상 옆에는 청와대식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채의 암자도 있다.

이름이 오운암.언제 이곳에 암자가 지어졌는지는 정확치 않다.불교를 숭상하던 임금시대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본래는 신축건물 밑에 있던 건물이었으나 새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이 역시 현재자리로 옮겨졌다.오랫동안 비어 있는 건물인데 여전히 깨끗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그밑에 내려오면 조그만한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고 박정희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는 여름철이면 가끔 이곳에 내려와 막걸리잔을 기울이곤 하던 곳이다.

불교방송의 기자는 『석불이 매우 정갈하고 잘 보존돼 있었다』고 말했다.그런 과정을 거쳐 이 사건은 가라앉았다.

청와대비서실은 애당초 이런 말이 나왔을 때 어처구니없어 했다.대통령의 종교관이 「내 종교가 소중한만큼 남의 종교도 소중하다」는것이고 종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불교계에서도 바깥에서 말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말이 나왔다고 말하고 있다.생각있는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러나 역시 확인된 뒤가 서로 마음편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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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번 해프닝이 유언비어가 줄어드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김영만기자>
1993-11-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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