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PD수첩」 연출/여성PD 정성후씨(인터뷰)

M­TV 「PD수첩」 연출/여성PD 정성후씨(인터뷰)

입력 1993-11-03 00:00
수정 199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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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피해자 없도록 신중기하며 제작”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주목을 받는 것은 사양하겠습니다.그보다는 프로그램에 대한 엄밀한 평가를 받았으면 합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빈틈없어 보이는 정성후씨(29). MBC­TV의 여성PD로 처음 사회고발성 심층보도프로그램인 「PD수첩」을 맡아 지난 2일 첫 방송을 내보냈다.

첫 작품은 인명구조보다 사고 뒷처리에만 급급한 「고속도로의 응급체계」를 취재한 내용인데 기대만큼은 성에 안 찬듯이 보인다.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겠지만…』 말끝을 흐린 그는 입사 7년째로 근래 아침방송을 맡아 똑 부러지는 연출솜씨로 「속이 꽉 찬 재목」이라는 평을 들어 왔다.『첫 녹화를 앞두고 선후배,동기들이 언제 「데뷔」하느냐고 호기심 반,격려 반으로 물어올 때 정말 부담스러웠어요.남자와 다른 특별한 무엇을 기대하는 주위의 시선이 종종 무겁게 느껴진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첫 취재를 끝낸 요즘 그는 나름의 원칙을 세워놓고 다음 아이템을 찾느라 바쁘다.『무엇보다 취재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그리고 여자라는 사실이 특수한 것은 아니지만 특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킬 겁니다.어떤 문제든 남녀의 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접근할 때 제대로된 전체의 모습이 잡힐 수 있으니까요.그게 바로 제가 해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문제에 관심은 많지만 그것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매사에 그동안 무시돼왔던 여성의 시각을 드러내고 싶다는게 그의 욕심이다.

고속도로변에 세워진 119콘테이너에서 취재를 하며 결혼기념일을 꼬박 세운 그는 섭섭함 못지않게 환경에 너무 쉽게 적응하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고.『좋은 장면을 잡기 위해 어느새 사고가 나길 기다리는 제자신을 보고 스스로 놀랐어요.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아이템에 맞는 그림을 찍지 못한게 아쉬움입니다』고 했지만 첫 취재에서 직업상 어쩔 수 없이 처하게 되는 이중적 상황을 제대로 경험한 셈이다.

「인간시대」와 같은 보통사람들의 삶을 꾸밈없이 담은 프로를 만들어보고 싶어 방송사에 들어왔다는 그는 「인간시대」「세상사는 이야기」등의 조연출을 거쳐 지난해 3월 「생방송 아침의 창」으로 연출가로 「데뷔」했다.<균>
1993-11-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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