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제경찰역」 축소 예고/백악관 발표의 의미와 배경

미 「국제경찰역」 축소 예고/백악관 발표의 의미와 배경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3-10-16 00:00
수정 199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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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미군 사망」계기 예산삭감 등 제동/국익 직결 지역만 개입… 실리노선 전환

클린턴외교의 진면목이 더욱 확연해지고 있다.클린턴 대통령이 14일 『미국이 소말리아에서 「군사임무」를 떠맡은 것은 과오였다』고 밝힌 것은 향후 미국의 국제문제에 대한 개입의 반경이 매우 축소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소말리아 군벌 아이디드측에 의해 격추돼 포로가 된 미군헬기조종사 듀란트준위의 석방소식을 국민에게 알리면서 미국의 국제분쟁개입에 대한 중요한 방침을 밝혔다.

요지는 ▲미군의 해외파병시엔 더욱 신중을 기하고 ▲유엔평화유지군은 「평화유지」임무만을 수행케 하며 ▲미군은 미군의 지휘 아래서 임무를 수행토록 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탈냉전후 「유일 강대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처럼 국제경찰로 모든 분쟁지역에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의지표명인 셈이다.

소말리아사태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고 미군 사체에 대한 학대장면이 방영된 뒤 ABC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74%가 미국의 대외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고 62%는 클린턴대통령의 소말리아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상원에서는 클린턴대통령이 내년 3월말까지 소말리아주둔 미군을 철수시킨다고 밝혔음에도 연말 이후의 주둔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이 제출되는 등 클린턴행정부의 대외개입에 제동을 거는 기류가 의회를 중심으로 급속히 형성돼왔다.

클린턴외교정책노선은 지난달 유엔연설을 통해 『유엔은 미국민들이 분쟁해결을 위해 미군을 파병할 수 없다고 말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한 언급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미국의 국가이익과 직결되지 않는 한 미군 파병은 없을 것이란 말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대외개입의 축소 후퇴는 클린턴대통령이 무슨 외교적 수사를 사용한다 해도 현실적으로는 미국의 세계 지도력행사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다.클린턴대통령은 냉전종식후 세계 곳곳의 지역분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민주주의의 신장과 지역안정을 위해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다짐은 했지만 미국의 국제주의는 후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미국이 대외개입에서 후퇴하고 동시에 세계 지도력 발휘에 빈틈을 보이기 시작한 징조는 이미 연초의 보스니아문제 처리과정때 드러났었다.

당시 클린턴정부는 보스니아파병을 추진하되 유럽의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추려고 했으나 동맹국들의 설득에 실패함으로써 무위에 그쳤었다.지금도 클린턴은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보스니아에 파병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지만 미군은 미군사령관의 지휘 아래 있기를 원한다고 밝힘으로써 또하나의 장애물을 설치하고 있다.

이같은 미군의 탈지도력은 최근 미국의 대아이티정책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미국은 아이티의 민주화를 촉진하기 위해 군부에 의해 쫓겨난 아리스티드대통령의 복귀를 꾀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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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은 아이티에 대한 해안봉쇄등 강력한 압력수단을 구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는 클린턴외교가 보스니아나 소말리아등 미국의 이해와 직접 연관이 없는 지역에의 개입은 과감하게 줄이는대신 미국의 이익과 직결된 지역에 대해서는 개입을 적극 추구하는 철저한 국익추구노선으로 간다는 의미이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3-10-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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