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상(세계의 개혁현장:10)

미국:상(세계의 개혁현장:10)

임춘웅 기자 기자
입력 1993-10-10 00:00
수정 199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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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만이 살길” 지구촌의 혁신노력 조명/“정부 재창조” 공무원 25만 줄인다/5년간 예산1천억불 절감 목표

빌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작업을 미국의 언론들은 「혁명」이니 「전쟁」이니 하는 용어로 자주 묘사하고 있다.

그만큼 클린턴 대통령의 개혁작업이 과감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다.클린턴 대통령은 본래 민주당내 중도파에 속했었다.그가 이끌었던 민주당지도위원회의 성격이 우선 당내 중도파를 대표하는 그룹이고 대통령선거전 당시만해도 그는 온건노선을 줄곧 표방했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클린턴은 중도노선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걷고 있다.좌쪽으로 선회한 진보적 색채가 그의 정책속에서 역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그를 지지했던 일부 「뉴 데모크라트」(신민주당원)들은 그에게서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

「뉴 데모크라트」란 민주당원이면서도 80년대에 공화당의 레이건과 부시에게 표를 던져 한때 「레이건 데모크라트」로 불리던 온건노선의 민주당원들이다.어떤 사람은 클린턴이 한때 미국의보수진영으로부터 「미국의 악몽」이란 비판을 받았던 「맥거번 데모크라트」가 돼가고 있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클린턴이 왜 진보쪽으로 기울고 있을까에 대한 여러가지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클린턴은 본래 진보적인 인물이었으나 80년대를 통해 미국에 몰아붙인 보수바람을 의식한 「정치인 클린턴」이 온건을 가장했으리란 설과 보다 진보적인 부인 힐라리 여사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추측들이 그것이다.그러나 가장 타당성이 있어 보이는 설명은 미국이 더 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되겠다는 그의 역사인식이 그의 젊음과 맞아떨어져 오늘의 「혁명」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일 것이다.

그의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책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우선 공화당집권기간동안 급격히 성장한 부유층에 대한 제동이다.지난 8월 의회를 통과한 클린턴 경제개혁프로그램은 연수 25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층 소득세율을 31%에서 39%로 대폭 상향조정했다.대신 연수 3만달러 미만의 저소득층에겐 텍스 크레딧의 확대조치로 실질적으로 세액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이부분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간의 철학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레이건과 클린턴 철학의 차이이자 부자 우선 정책에서 서민보호정책으로의 대전환인 셈이다.

공화당은 부유층을 보호하면 쌓인 부가 재투자로 이어지고 재투자가 이루어지면 고용이 늘며 고용이 늘면 국민의수입이 는다는 논리로 그동안 부유층 중심정책을 견지해왔다.그런데 결과는 그렇지가 못했다.공화당정권 12년동안 부익부,빈익빈현상이 현저히 심화됐고 경제는 아직도 회복의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4면에 계속>

<1면서 계속>

동성연애자의 군입대 허용이나 낙태의전면허용 같은 아이디어도 클린턴다운 발상이다.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것들이지만 낙태나 동성연애문제는 미국사회에선 대단히 민감하고 정치적으로도 「위험」이 많은 이슈들이다.클린턴은 대단히 진보적인 성향의 여성을 대법관으로 발탁했으며 미국의 범죄수사를 총지휘해야하는 법무장관에 여성변호사를 기용하고 있다.그는 또 어쩌면 그의 정치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국민건강보험제도 개혁의 총책임자에 부인 힐라리를 앉혀놓고 있다.여권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사회에서도 이런 인사는 파격에 속하는 것이다.

클린턴개혁의 과감성은 지난 9월7일 알 고어 부통령이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무엇보다 극명하게 나타나 있다.「정부의 재창조」란 이름이 붙은 이 개혁안은 「재창조」란 표현에 걸맞게 혁명적이다.

클린턴은 취임과 동시에 고어 부통령을 위원장으로 정부 각부처에서 차출한 인원과 전문가등 2백명으로 구성된 행정개혁위원회를 발족시켰다.이 위원회가 그동안 작업끝에 내놓은 개혁프로그램은 무려 8백개 이상의 시정대상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향후 5년동안 1천80억달러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그중 핵심은 공무원 25만2천명을 감원하겠다는 것이다.이는 미연방정부 전체 공무원의 12%에 해당하는 방대한 숫자다.클린턴은 본래 선거공약에서 10만명의 공무원을 줄이겠다고 밝혔었는데 공약보다 배가 넘는 인원을 자르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부기구를 줄여 예산을 절감하겠다는얘기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대통령선거때만 되면 나타나는 단골메뉴다.그러나 정부조직이 축소 조정됐다는 기록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없다.그래서 공무원은 일의 유무에 관계없이 일정비율로 계속 늘어나게 돼있다는 파킨슨법칙이란 학설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클린턴이 내놓은 정부개편안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각부처의 행정실무자들이 개혁위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실현가능한 분야가 적절히 지적돼 있다는 점이 그하나의 이유이고 다음으로는 4조달러가 넘어선 예산적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절박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김명희 서울시의원, 강북구 대한병원교차로 ‘좌회전 신호’ 체계 변경 예정지 현장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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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통령이 등장하게 된 시대적 배경이나 개혁에의 모티베이션(동기)이 우라나라 상황과 상당부분 유사성이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개혁 모티베이션은 두나라 다 살아남기 위해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뉴욕=임춘웅특파원>
1993-10-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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