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고교생의 어머니 문맹희씨(「2단계개혁」을 말한다:3)

두 고교생의 어머니 문맹희씨(「2단계개혁」을 말한다:3)

장경자 기자 기자
입력 1993-08-31 00:00
수정 1993-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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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비 부담 없도록 교육개혁 시급”/학교수업만으로 진학 가능해야/사회의 변화 실감… 불안감이 문제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또 절실히 바라던 것이었으니까 새 정부가 추진하고있는 개혁은 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봅니다.그러나 요사이 여기 저기서 너무 「개혁」「개혁」하니까 어째 괜히 불안해지는 느낌도 없지않아요』

은행원인 남편과 고2·고1등 두명의 자녀를 두고있는 주부 문맹희씨(47·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는 『지금까지 정권을 잡았던 사람치고 개혁을 외치지 않은 사람이 없었지만 요즘처럼 진짜 각 분야에서 제대로 추진되기는 처음인것 같다』며 이번만은 과거처럼 용두사미가 되지말고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고민 부각

올해로 결혼생활 18년인 문씨는 우리 사회의 표본적인 중산층.

결혼이후 지금까지 남편의 월급으로 알뜰하게 생활하며 저축하여 네 식구가 생활하기에 불편하지않을 정도의 아파트도 장만했고 일상생활에도 별 어려움을 느끼지않게 되었지만 요즘 아이들이 고3에가까워지면서 과외비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한다.

『모든 주부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교육의 개혁일 것 입니다』

현재와같은 제도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대로,못하는 아이는 못하는대로 과외를 하지않을 수 없고 과외비도 일반 서민의 입장에선 상상도 못할정도라니 고교생자녀를 둔 평범한 주부로서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문씨는 과외를 물리적인 힘으로 무조건 규제할 것이 아니라 과외를 받지않고 학교교육만으로도 대학진학이 가능하도록 획기적인 교육개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문씨는 지난 6개월동안의 개혁으로 일상생활 곳곳에서 개혁바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주부의 입장에서는 특히 요즘 식탁이 굉장히 간소화된 것이 반갑다고한다.

『우리는 그동안 식탁에서도 너무 과소비가 많았어요.그런데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가 칼국수 식단을 선뵌이후 식탁을 매끼 너무 잘 차리면 죄스러운것같아 조금씩 간소화하기 시작 했어요』

○개운찮은 현상도

예전같으면 무성의하다고 불평을 했을 가족들도 「고통분담」이라며 그냥 즐겁게 먹는다는 것.그 결과 가계도 절약이 되고 주부의 가사 노동도 크게 줄어들었다.

『친구들 모임에 가도 그래요.모두들 자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해요.그전같으면 고급호텔 뷔페식당은 점심때 주부 계원들이 판을 쳤는데 요즘은 이런 모임도 굉장히 줄어든 것 같아요』

개혁 분위기는 동사무소나 경찰서같은 공공기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실명제실시로 주민등록등본을 떼러 동사무소에 갔더니 이전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친절했다.백화점에 가봐도 고가품이나 수입품 코너에는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 그러나 아직 개혁의 참된 의미를 못깨달은듯 걸핏하면 「신한국창조」니 「개혁」을 앞세우는 것은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고 지적한다.

『한번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제 동생이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저녁나절 산책을 나갔다가 동네길을 건너는데 흰 빗금이 쳐진 건널목 표시로부터 1m쯤 벗어나 도로를 건넜답니다.그런데 멀리서 2명의 경찰이 달려와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범칙금통고서를 떼었답니다』

동생이 신호등도 설치하지않을만큼 좁은 동네길에서 건널목을 조금 빗겨 건넌 것인데 무슨 딱지냐고 항의하자 개혁과 신한국창조를 들먹이며 기어이 5천원짜리 딱지를 끊어주었다는 것.어딘지 뒷맛이 개운치않은 현상이라고 꼬집는다.

○스승의 날 관심을

『지난 스승의날 부조리를 없앤다고 학생들이 스승에게 드리는 꽃 한송이 조차 받지않은 것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개혁과는 거리가 먼 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문씨는 금융실명제로 요사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듯하나 사실 따지고보면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을때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과외수입이라고는 생각도 하지못하는 대부분의 소시민들은 불안해 할것이 전혀 없는데도 공연히 불안하게 만든것은 뭔가 잘못된 것같다고 지적했다.

개혁이후 남편들의 술자리에도 변화가 생긴듯 술먹는 장소도 대중적인 곳으로 바뀌고 귀가시간도 훨씬 빨라져 주부들이 모두 좋아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개혁이 국민 모두가 보다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밝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더욱 알차게 추진되기를 바랐다.<장경자기자>
1993-08-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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