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명사 체제선전 “얼굴마담”(오늘의 북한)

여류명사 체제선전 “얼굴마담”(오늘의 북한)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3-08-25 00:00
수정 1993-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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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적 엘리트라기보다 정치적 목적으로 육성/김복신­윤기정­여연구­이선실 등 대표적 인물로/체육 한필화­비행사 태선희­시인 박미성도 한몫

북한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엘리트나 여류명사의 비중은 여성의 사회진출정도와 노동력제공수준에 비해 아주 작다.정치·경제등 사회 모든 부문이 남성위주로 짜여져 있는데다 그나마 정치이데올르기가 다른 모든 부문을 지배하는 폐쇄사회의 특성상 여성의 역할이 다양성을 띨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사회에서 여성은 사회주의적 생산주체의 일원으로서 역할과 전통적 가치관에 따른 「여성다움」의 유지라는 이율배반적 기준을 요구받고 있다.이른바 「여성해방운동」에 의해 여성의 사회적 노동참여가 당연시되는 한편 일상생활에서는 남성우위의 관습이 온존하고 있는 이중구조적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같은 풍토와 1인지배체제의 속성상 정치권력분야에서 자생적인 여성엘리트가 나타나기는 힘들다.때문에 북한의 여류명사들은 북한당국의 필요성에 따라 비정치적 분야에서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북한의 의회격인 최고인민회의 전체의석 6백87석중 20%인 1백48석을 여성이 차지하는등 겉보기엔 여성의 정계진출이 활발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최고인민회의가 북한 노동당정책을 추인하는 거수기집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적 의미는 보잘 것 없다고 할 수 있다.

체제선전의 장식물격인 북한의 여성 정치엘리트로는 여연구·김복신·윤기정·이선실등과 김일성의 처인 김성애(여맹위원장)와 김경희등 몇명에 불과하다.41개 장관급 자리가 있는 정무원의 경우 정권수립후 모두 2백60명이 역임했거나 재임중이나 여성은 6명에 불과하다.

현직 여성각료는 부총리겸 경공업위원장 김복신과 재정부장 윤기정등 2명이다.이중 윤은 노동당 교육담당비서인 윤기복의 여동생으로 예산분야에 정통한 테크너크랫으로 알려져 있다.

당우위사회인 북한에서 노동당간부로 최고위급 여류인사는 지난해 남한조선노동당간첩단사건의 주역인 이선실로 북한권력서열 22위다.김정일의 친동생인 김경희는 노동당 경공업부장을 맡고 있다.몽양 여운형의 딸로 이화여대 재학중 월북한 여연구는 조국전선 의장으로 대남사업의 「얼굴마담」 구실을 하고 있다.

북한정권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부각되고 있는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여류명사」들은 이보다 훨씬 많다.태선희·박미성·정춘실·황순희·한필화·유미영·전차순·홍정화·서기련·김관보등 줄잡아 20여명으로 모두 김일성부자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전제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인물들로 꼽히고 있다.

이들 중에는 각분야에서 독보적인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노력동원이나 체제유지등 북한당국의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하루아침에 떠오른 인물도 적지 않다.「숨은 영웅 따라배우기」운동의 주인공인 정춘실이 대표적인 케이스다.현직책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전천군 상업관리소장인 그녀는 상업분야에서 헌신적인 복무로 다른 사람에게 모범을 보였다는 이유로 「숨은 영웅」의 모델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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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8-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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