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장 청와대오찬 대화록

경제5단체장 청와대오찬 대화록

입력 1993-08-19 00:00
수정 199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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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는 선진국 진입의 관문”/김 대통령/“정부관리 기금 중기자금지원에 활용/영세기업 진성어음 모두 할인혜택을”/5단체장

다음은 김영삼대통령이 18일 경제5단체장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금융실명제와 관련해 나눈 대화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김대통령=금융실명제를 시작한 시점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제5단체대표들을 모시고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40%이상 사채 의존”

▲최종현전경련회장=우리같은 큰 기업은 이미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습니다.그룹내에서도 어렵다는 말이 없습니다.문제는 중소기업이고,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대기업에도 반사적인 영향이 오게 돼있습니다.

▲박상규중소기협중앙회장=말씀대로 중소기업이 어렵습니다.기업규모가 작을 수록 자료없이 거래를 해왔기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특히 20인 이하 사업체의 40%이상이 사채시장에 의존해왔기때문에 추석자금부터가 걱정입니다.은행에서 진성어음에 한해 모두 할인해주었으면 합니다.

▲김상하상의회장=시기적으로 금년말이나 내년초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왔습니다.그러나 업계가 이야기해온대로 3단계에 의한 단계적실시로 결정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몇가지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첫째 실명제의 당위성과 장기적인 이점을 국민에게 심어줘야한는데 홍보가 부족합니다.홍보를 위해 우리도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세제 전면 재조정을”

두번째는 투자심리의 회복이 문젭니다.그래서 정부가 고속전철사업과 영종도신공항 건설사업등을 조기에 집행해 연관산업의 투자를 촉진시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정부가 이런 사업들을 통해 투자촉진의 견인차역할을 하면 우리같은 단체들도 따라 나서게 될것입니다.세번째로는 세제를 전면 재조정해야 합니다.실명제로 세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따른 혜택을 국민 모두가 받을 수 있도록 부가세를 경감해주기 바랍니다.직접세도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감면돼야 할 것입니다.

▲이동찬경총회장=대통령의 성격상 반드시 실시하리라 봤습니다.실시가 국민정서에도맞습니다.정부의 조치를 믿고 따를 것입니다.다만 세무자료없이 영업을 하던 사람들이 굳어있습니다.그들을 움직여야 경제가 활성화됩니다.

▲구평회무협부회장=실명제 실시시기는 정치적 결단일 수 밖에 없습니다.환자를 수술하는데 부작용을 캠퍼주사로만 대처해서는 곤란하다.근본적 치료가 필요하고,자금유통의 한쪽을 터줘야 금융의 피가 돌게 됩니다.말초에 피가 돌지않으면 몸전체에 피가 돌지 않습니다.영세업자들은 감옥 가는 것보다 세금을 더 무서워 하는 만큼 세금으로 너무 업계를 겁을 줘서는 굳어서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김대통령=정치·경제적으로 예측 가능케 하기위해 금융실명제 시기를 앞당겼습니다.일부에서는 국회에 법안으로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그러면 경제혼란과 부작용만 조장할 뿐입니다.우리국민의 정서상 실명제는 국민의 합의라 해야 할것입니다.

○부의 정당성도 필요

열심히 땀흘린 사람이 대가를 받는 경제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점도 국민의 합의라고 해야할 겁니다.금융실명제는 선진권으로 넘어가는 관문입니다.

우리경제가 커진 만큼 이제는 부의 축적 뿐만 아니라 부의 정당성 부여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봅니다.

금융실명제는 김영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운명에 직결되는 일입니다.경제를 이끌어가는 여러분들이 적극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중소기업이 어려울 것이란 점은 예측했고 이에대한 만반의 대책도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은 대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것인 만큼 여러분들도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상의 김회장 말씀대로 정부도 과거에 추진돼온 대형국책사업들을 조속히 집행하도록 하겠습니다.경제활성화에 한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구무협부회장=대통령 말씀대로 이는 국민적 합의입니다.실명제는 미지의 새문화로 가는 제도입니다.일치단결해서 도약의 기반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박중앙회회장=참으로 어려운 결단이었습니다.이를 성공하지 못한다면 우리같은 기업인도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입니다.다만 돈이 잘 돌도록 정부관리기금을 제1금융권으로 옮겨 중소기업에 대한지원자금으로 썼으면 합니다.

○“보완책 마련에 최선”

▲최전경련회장=공감합니다.전경련도 금융실명제에 대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완책과 협조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세무자료가 없는 영세사업자를 구제하고,고금리를 시정하며,경제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자금조달방법(통화공급확대)을 강구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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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총회장=과거 장군출신 대통령들이 못한 금융실명제를 한칼에 단행한 결단에 경의를 표합니다.이제 발표가 됐으니 성공하도록 경제단체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겠습니다.<김영만기자>
1993-08-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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