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반핵 주제/대규모 이색전 잇달아

반전·반핵 주제/대규모 이색전 잇달아

이헌숙 기자 기자
입력 1993-08-03 00:00
수정 1993-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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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덕 화랑/세계주요화랑 10곳서 31점 출품/시립 미술관/비무장지대의 문화·생태계 부각/작가 111명·3백여명 각각 참여… 대전엑스포 측면지원

대전 엑스포에 때맞춰 평화와 반전·반핵을 주제로한 대규모 이색전이 서울의 한 상업화랑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잇따라 개막된다. 오는6일부터 한달간 박영덕화랑(544­8481)에서 열릴 「평화를 사랑하는 111인의 작가전」과 11일부터 23일까지 시립미술관을 장식할 「비무장지대 작업전­날개155×4」전이 그 전시들.

두 전시는 특히 접근하기 힘든 주제와 방법론에도 불구하고 한 젊은 화상이 과감히 기획하여 성사시켰다는 점과 성향을 달리한 모더니즘과 민중미술계가 머리를 맞대고 추진했다는 점에서 올여름 미술계에 뜻깊은 의미를 부여하고있다.

북한의 핵사찰문제가 연일 국제사회의 논란거리가 되고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와 핵의 공포를 주제로 잡은 「평화를…」전은 지난3월 개관한 박영덕화랑대표 박씨가 화랑의 이미지제고를 위해 도전한 어려운 기획이었다. 『예술지상주의나 순수주의에 가려왔던 삶의 절실한 문제가운데 핵의 위험을 널리 알리고 숙의하기위해 많은 국내외 작가들을 끌어들여본것』이라는 박씨는 세계주요화랑 10개소의 전속작가31명의 작품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국내중진부터 30대의 정예작가에 이르기까지 80명에게서도 작품을 받았다. 4호미만의 이 작품들은 물론 전시취지에 공감하는 작가들이 모두 기증한 것이다.

출품작들은 시카고의 최대화랑 리처드 그레이,미국유수의 칼 솔웨이,토머스 시걸,독일의 도로세아 반 데어 콜론, 파리의 장 푸르니에,일본의 가사하라,영국의 주다등 쟁쟁한 화랑들의 대표작가와 국내의 백남준 노은님 김차섭 문인수 이우환등 저력있는 작가들의 평화에 대한 의지가 독특하게 살아있는 것들로 평가받고있다. 화랑은 작가와 협의아래 높지않은 가격에 작품을 판매하며 수익금은 외무부를 통해 전액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기증하고 팔리지 않은 작품들은 국내미술관에 기증하여 핵전의 위험을 상기시키는 영구컬렉션으로 남긴다는 계획이다. 이 전시는 또 그 취지에 공감을 표시한 독일 반 데어콜론화랑이 94년2∼3월 현지화랑에서 개최키로 해 국내 한 화상의 참신한 기획이 국제성을 획득하는 특별한 사례가 되기도 한다.

한편 각 장르에서 3백여명의 국내작가가 참여하는 비무장전은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비무장지대를 역사적 교훈의 공간으로,예술창조를 위한 영감의 공간으로 보존하는 일에 미술인들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 지난6월중 비무장지대 현지답사까지 마친 작가들은 뼈아픈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비무장전시를 위한 캔버스에 작업의 기초를 스케치했다. 비무장지대를 안가본 사람들도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히 느낄수 있도록 하겠다는 작가들은 정치적 실상도 중요하지만 역사의 뒤안에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 현장의 문화·생태계의 부각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주요작가들은 이반 김병종 신현중 오원배 이건용 이왈종 조덕현 임옥상등 20여명.

11일부터의 전시에는 3백명이 넘는 작가들의 작업과 함께 비무장지대와 관련된 각종 영상·문헌자료가 소개되고 전시기간중 심포지엄을 개최,학술적 접근도 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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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시는 물론 개념상 엑스포의 주제와 지향하는 정신에는 차이가 있으나 시간성과 장소성으로 인해 세계의 눈길이 쏠리는 엑스포를 돕는데 한몫을 할것으로 기대되고있다.<이헌숙기자>
1993-08-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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