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그램개선 아직 멀었다(사설)

TV프로그램개선 아직 멀었다(사설)

입력 1993-07-06 00:00
수정 1993-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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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7일, 우리 모두 TV를 끕시다」

방송사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오는 7일 하루 TV를 보지 말자는 시청자운동은 바람직한 시민운동으로 주목된다.서울YMCA를 중심으로 지난달 말부터 10여개 사회단체가 시작한 이 운동엔 그사이 40여 단체가 뜻을 함께 하여 참여할 만큼 호응이 높고 격려전화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한다.

이 운동을 주관하는 「텔레비전 방송 이대로는 안된다 시청자 대책회의」는 『우리 방송은 이제 어느 특정프로그램의 저질성을 논할 단계를 지나 방송이념과 철학부재로 인한 전반적인 방송의 저질화라는 최악의 상태에 있다』고 주장한다.시청률경쟁에 의한 프로그램의 획일화와 저급한 오락화가 모든 프로그램에 예외없이 적용되어 방송사간의,혹은 프로그램간의 차별화를 찾아볼수 없다는 것이다.10대 인기연예인을 앞세운 소란스럽고 경박한 쇼,저급한 내용의 드라마와 코미디가 가족시간대를 점거하고 있으며 심야토크쇼는 경쟁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들추어내고 아침 주부시간은 여성을 상업적 소비문화의 꼭두각시로 만들고 있으며몇편의 교양·예술프로그램은 구색맞추기로 이른 새벽이나 밤중에 아무도 보지않도록 끼워 놓여져 있을뿐이라는 얘기다.공영·민영방송 모두 공기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시청률경쟁에 따른 맞대응 중복편성과 인기프로 서로 베끼기도 서슴지 않아 시청자가 프로그램의 질을 논하기 전에 원하는 프로를 볼수 있는 시청권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다는것이 대책회의의 분석이다.

우리 방송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그럼에도 그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고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특히 지난 봄철 프로개편 이후 공공성을 잃은 전파오염에 대한 시청자의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지난 1일 방송개발원이 마련한 「좋은 방송,어떻게 할 것인가」주제의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된바 있다.

따라서 7일 하루를 「TV 없는 날」로 정하고 「하루를 참아 365일 좋은 방송을 봅시다」라는 시청자운동은 필연적인 일로 폭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만 하다.깨어 있는 시청자들의 결집된 힘이 좋은 방송을 만들어 낼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운동만으로 방송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될수는 없다.우리 방송의 문제는 방송종사자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방송구조에도 그 원인이 있다.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상업방송을 뒤좇아 오락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 한 예다.시청자운동을 통한 방송인의 의식개혁과 함께 방송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방송구조 개편은 공영방송의 위상정립에 무게가 실려야 할것이다.
1993-07-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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